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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명의 여대생이 축구공 2개로 그라운드를 누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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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명의 여대생이 축구공 2개로 그라운드를 누비네

입력
2013.05.15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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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축구장. 경기 시작을 알리는 심판의 호각 소리가 울리자 선수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헌데 공이 2개다. 중앙선 양쪽 옆 줄에서 동시에 킥오프를 했다. 운동장 한 쪽에선 치열한 볼 다툼이 벌어지고, 또 다른 한 쪽에선 골을 노리는 프리킥을 준비 중이다. 선수는 일반적인 축구경기보다 한 명 적은 각 10명씩이다.

이날 사회과학대 동아리 팀인 '레쏘'와 '비타민쏘'의 대결로 펼쳐진'이화인 하나되기 축구대회' 결승전의 열기는 낯선 규칙 속에도 어느 프로대회 못지 않았다.

집안 싸움이었지만 양보는 없었다. 어깨싸움을 하다 흙 바닥에 나뒹굴기도 하고, 강하게 찬 공을 몸을 던져 막기도 했다. 하지만 공 2개가 정신 없이 오가는 통에 숨돌릴 틈도 없다. 이 때문에 주심 2명이 그라운드 안에서 선수와 함께 공을 쫓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체력 문제 때문에 경기시간은 전후반 각 15분이다.

공 2개로 경기를 치르는 까닭은 더 많은 선수들이 한 번이라도 공을 차 보고, 경기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축구를 해 본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들이 공 하나를 쫓아 우르르 몰려 다니는 현상을 막기 위한 이유도 있다.

일반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 대회는 올해로 19회를 맞은 전통 있는 학내 행사다. 1995년 체육대학 설립 50년을 맞아 처음 열린 이 대회는 매년 10여개 팀이 참가했다. 올해는 13개 팀이 출전하는 등 갈수록 열기를 더하고 있다. 출전 팀은 각 단과대 동아리, 여고 동문회로 구성돼 있다.

팀의 4대 0 승리를 이끌며 대회 MVP로 선정된 '레쏘'팀 주장 임청아(21)씨는 "다이어트나 해볼까 하는 생각으로 동아리에 들어왔다가 나중엔 코뼈가 부러지고 응급실에 실려갈 정도로 열정적으로 축구에 빠지는 학생들이 많다"고 말했다.

박승하 체육과학부 교수는 "내년 20회 대회 때는 총장배 대회로 규모를 확대해 볼 계획"이라며 "더 많은 학생들이 축구 활동을 통해 진한 소속감과 성취감을 몸으로 터득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경준기자 ultrakj7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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