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15일 3선의 전병헌 의원(서울 동작갑)을 새 원내대표로 선출함에 따라 대선 패배 이후의 임시 지도부 체제를 마무리하고 '김한길 대표-전병헌 원내대표' 체제를 출범시켰다. 친노 진영과 함께 호남에 정치적 기반을 둔 인사들이 모두 물러서고 계파 색채가 옅은 수도권 의원들이 당 전면에 나선 모습이다.
전 의원의 선출 배경으로는 그가 출마 초기부터 내세웠던 '강한 원내대표론'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많다. 당내 의원들이 비주류 중도 성향의 김한길 당 대표를 보완하는 역할로 범주류 계보에다 대여 강공 성향의 원내대표로 균형을 맞췄다는 것이다.
전 의원은 18대 국회에서 미디어법 논란 당시 대여 투쟁에 앞장서는 등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우윤근, 김동철 후보에 비해 강성으로 분류돼 왔다. 그는 2010년 정책위의장 시절에는 보편적 복지 정책을 당론으로 채택해 당시 한나라당과 복지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당 관계자는 "주로 초선 의원들이 전 의원의 '강한 민주당'에 상당히 동조한 것으로 안다"며 "이는 최근 당 지지율 추락과 안철수 신당 움직임이 맞물리면서 제 1야당으로서의 존재감 상실을 심각하게 느끼고 있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전 신임 대표의 최우선 과제도 결국 무기력증에 빠진 제 1야당의 존재감을 회복하는 것이다. 시금석은 6월 국회에서 다뤄질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 처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 원내대표는 "을의 눈물을 닦아주는 국회로 만들 것"이라며 6월 국회에서 공정거래법, 가맹사업 공정화법 등 경제민주화 관련 입법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철수 무소속 후보와의 관계 설정도 쉽지 않은 과제다. 범 야권 진영에서 보면 안 후보가 협력 대상이지만, 안 후보 측이 당장 10월 재보선에서 독자 출마 의사를 분명히 해 경쟁이 불가피하다. 일각에서는 전 원내대표가 범주류의 한 축인 '정세균계'로 분류돼 있어 정세균계와 비주류가 손을 잡고 김한길 체제에서 '신(新)주류'를 형성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민주당의 해묵은 계파 정치 구도를 해소하는 것이 전 대표의 또 다른 과제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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