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 해외 순방 시 개별 행동을 금지한 수행원 지침을 어긴 것으로 15일 드러났다. 청와대가 이번 성추행 사건의 대책으로 수행원의 행동을 구체적으로 규정한 매뉴얼을 만들겠다고 공언했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 후 첫 해외순방에서 기존 규정조차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것이어서 '사후 약방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의 미국 순방에 앞서 수행원에게 배포된 행사준비 지침에 따르면, 수행원은 보고 없이 야간에 숙소를 벗어나는 등의 개별 행동이 금지돼 있다. 외부인과 전화통화를 하는 등의 접촉도 금지행위로 규정돼 있다. 대통령의 일정과 동선 자체가 최고등급의 기밀에 해당되는데다 자칫 중요한 내용이 외부로 유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윤 전 대변인은 숙소 호텔에서 승용차로 10분 이상 떨어진 호텔 바에서 여성 인턴과 술자리를 가져 매뉴얼을 정면으로 위반했다. 그런데도 청와대는 새로운 매뉴얼 마련만 강조했을 뿐 기존 매뉴얼 위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주미 한국문화원이 윤 전 대변인에게 전용 승용차를 제공한 것도 '수행원은 버스로 단체 이동한다'고 적시한 매뉴얼 위반이다. 수행원은 필요할 경우 임대 승용차를 공용으로 사용하도록 돼 있다. 청와대 대변인은 국방ㆍ외교보좌관과 외교부 북미국장 등과 함께 탑승토록 규정하고 있다. 외교 소식통은 "문화원이 윤 전 대변인에게 과잉 예우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정원기자 sj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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