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한국전력이 주민들 반대에 부닥쳐 8개월 간 중단했던 경남 밀양 송전탑 공사를 이르면 다음주부터 재개한다. 주민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돼 공사 강행시 물리적 충돌이 우려된다. ★관련기사 2면
15일 전력당국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전은 지난해 9월 24일 중단한 밀양 송전탑 공사를 이달 중 재개해 연내 완공하기로 했다. 지난달 말 조환익 한전 사장이 밀양을 방문해 "주민들과 대화를 계속할 것이며, 공사를 강행할 계획은 없다"고 했던 말을 사실상 뒤집은 것이어서 문제가 커질 전망이다.
밀양 송전탑은 올해 12월 상업 운전을 시작하는 울산 울주군 신고리원자력발전소 3호기(140만㎾)에서 나오는 전기를 실어 나르기 위해 필요하다. 한전은 송전선로 공사기간(8개월)을 감안하면 더 이상 송전탑 설치를 미룰 수 없다는 판단이다. 한전 관계자는 "신고리 3호기에서 생산한 전기를 공급하지 못하면 전력수요가 급증하는 올 겨울 대규모 정전(블랙아웃) 사태가 닥칠 수 있다"며 "공사 재개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송전탑과 선로는 신고리원전~경남 창녕군 북경남변전소에 이르는 90.5㎞ 구간을 지나간다. 한전은 여기에 765㎸급 송전설비와 선로 주변 5개 시ㆍ군에 철탑 161기를 세워야 한다. 현재 109기는 세웠으나 주민들 반대가 심한 밀양지역 4개 면에 52기를 세우지 못한 상태다.
현재 주민들은 고압선이 건강을 위협하고 주변 경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보상도 필요없다며 강력 반대하고 있다. 주민들은 머리 위로 고압선이 지나는 송전탑 대신 전선을 땅에 묻는 지중화 매설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한전 측은 대용량 전선을 땅에 묻는 기술이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송전탑을 세워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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