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 숙박 시설 중에 Bed and Breakfast가 있다. 언뜻 보기에는 여인숙처럼 작고 아침 식사를 제공하는 곳으로 해석하기 쉽지만 이 명칭 뒤에는 영어 특유의 리듬이 숨어 있다. 즉 첫 글자의 두운(alliteration) 효과를 영어 원어민들이 좋아하기 때문에 부르기 쉽게 지어졌다는 것이다. 영어에는 이와 비슷한 예가 수없이 많고 지금도 주위에서 관심을 끄는 관련 어구가 많다.
영어의 두운(頭韻), 요운(腰韻), 각운(脚韻)은 우리말의 삼행시 짓기보다 더 인기가 많고 이는 시대와 상관없이 영어의 맥이고 리듬이라고 말한다. 감탄어 'Good grief!' 'Good Gracious!'가 있는데 이들 표현도 하나의 두운 효과 때문에 정착한 말이다. 첫 글자의 리듬 'G-G'로 이어지는 첫 소리의 연결이 혀에 감긴다. 이것은 어린 아기가 아빠를 'Da-da'라고 하고 엄마를 'ma-ma'라고 하며 안녕을 'bye-bye'라고 즐겨 말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고유명사 중 'Chocolate Chips' 'French Fries' 'Coca-cola' 'M&M' 'Donald Duck' 등도 기억에 남도록 만들어진 것이다. 속담과 격언도 두운을 따른 게 많다. 'Practice makes Perfect.'(연습보다 좋은 훈련은 없다)의 첫 글자 'P'도 그렇고 'A miss is as good as a mile'(틀린 것은 틀린 거다)에서도 'm'이 리듬을 타고 나타난다. 'Look before you leap.'(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라)의 'L'도 첫소리 리듬이고 'Where there`s a will there`s a way'(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에서는 'W'가 쓰였다. 이 모두 첫 소리의 리듬 궁합이다.
호통치거나(Lay down the law) 남을 헐뜯는 것(backbiting) 마음의 여유를 갖고(Have a heart) 말도 안 되는(no-nonsense) 등의 관용어구나 건전하고(safe and sound) 명쾌하며(picture-perfect, clear-cut) 핵심적인 얘기(tip-top topic) 간단 명료하게(short-and-sweet) 지적하면서(pinpoint) 등 모두 뛰어난 두운 효과 때문에 유난히 기억하기 쉬운 말들이다. 이런 부류의 어구가 2,000가지가 넘는 것을 보면 리듬이 영어의 DNA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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