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1은 단순한 패감이 아니라 여차하면 아예 우변 백돌을 다 잡겠다는 뜻이다. 백이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응수는 1로 잇는 것인데 이후 17까지 양패 비슷한 형태가 돼서 상당히 복잡한 변화가 예상된다. (8 14 … 2, 11 17 … 5)
실전에서는 백홍석이 간명한 길을 택했다. 2로 이은 다음 3 때 4로 우변 흑돌을 차단해서 상대의 도발에 강력히 맞섰다. 이제는 우변 패의 가치가 엄청나게 커졌다. 그래서 백홍석이 6으로 패감을 썼을 때 이세돌이 더 버티지 못하고 7로 패를 해소했다.
하지만 상변 흑돌이 고스란히 잡히면 이 바꿔치기는 흑이 손해처럼 보였는데 다행히 9부터 13까지 버티는 수가 있었다. 백의 포위망에 약점이 있어서 쉽사리 잡히지 않는다. 1, 3으로 치중해서 잡으려 했다간 4부터 16까지 반격을 당해서 거꾸로 백이 위험하다. 그래서 백홍석이 흑돌 공격을 잠시 보류하고 우변으로 손을 돌렸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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