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에 근접한 대한민국 사회에서 내 아이를 최고로 키우려는 부모들의 욕망은 끓어 넘친다. 하지만 우리사회 어딘가에는 상상하지도 못할 만큼의 열악한 환경 속에 방치된 아이들이 무관심 속에 살아가고 있었다. 여성가족부가 2010년 발표한 '가정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방임 아동 수는 약 210만 명에 달한다.
16일 밤 10시 KBS 1TV의 'KBS 파노라마'에서는 가정의 달을 맞아 2부작 '보이지 않는 아이들'편을 선보인다. 영화배우 정진영이 내레이션을 맡은 이번 다큐멘터리에서는 그늘에 가려진 아이들의 실상을 집중 취재했다. 이를 위해 취재진은 전국 각지를 방문하며 위기에 처한 아이들을 직접 만났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시골에서 끼니를 굶는 아이들은 대도시의 14배에 달한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학교 급식이 하루 끼니의 전부였다. 제작진이 만난 아이 또한 쓰레기 더미 속에서 생활하며 자주 끼니를 거르고 있었다. 밥을 먹을 땐 설거지 하지 않은 밥그릇을 사용했고 반찬은 초고추장과 김 가루가 전부였다. 생계를 위해 집을 자주 비우는 아빠 아래서 큰 아이는 누구의 돌봄도 받지 못한 채 철저히 혼자였다. 아이는 심각한 틱 장애도 보였다.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일까? 제작진은 관찰카메라를 통해 24시간 아이의 생활 모습을 들여다보았다.
50여 가구가 살고 있는 전남 무안의 한 마을에서 아이가 있는 집은 단 한 가구뿐이다. 어린 두 아이는 처음 만난 제작진에게 욕을 하고 침을 뱉고 유리병을 던지며 거친 언행을 보였다. 학교에 다녀오면 바지를 벗은 채 동네를 뛰어다니기도 했다. 하지만 이웃들은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시골의 아이들은 모두가 떠나버린 섬 같은 마을에 고립된 채 살아가고 있었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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