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택(37)은 경기 후 한동안 코트를 떠나지 못했다.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15일 오후 7시. 이형택이 부산 금정구 스포원 테니스경기장에서 끝난 남자프로테니스(ATP) 부산오픈 국제남자 챌린지대회(총상금 7만5,000달러) 복식경기에서 완패로 물러났지만 여전히 뉴스의 중심에 서 있었다. 2년 7개월만에 코트에 복귀한 이형택은 “막상 실전에 나가니 몸과 마음이 따로 노는 듯 했다”라며 짧은 소감을 밝혔다.
이형택은 이번 대회 임규태(32)와 호흡을 맞춰 와일드카드를 받고 출전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1회전에서 필리프 오스발트(오스트리아)-안드레아스 실레스트롬(스웨덴)조에 불과 56분만에 세트스코어 0-2(2-6 2-6)로 무너졌다. 자신은 물론 주위에서도 충분히 예상했던 결과여서 인지 패배에 대한 상처도 크지 않았다. 오히려 ‘어차피 맞을 매, 좀 더 일찍 맞았을 뿐’이라는 덤덤한 분위기였다. 2m 가까이 되는 장신에서 뿜어 나오는 상대 서브에 손을 대기도 어려웠다. 실제 오스발트는 이형택보다 열 살이나 어리고 30대에 접어들었다고 하지만 실레스트롬도 다섯 살 젊다. 오스발트의 복식 세계 랭킹은 106위, 실레스트롬은 135위지만 이형택과 임규태는 랭킹포인트가 아예 없다.
그러나 이형택에게 이번 대회는 ‘몸 만들기’성격이 짙다. 이형택의 본격 복귀무대는 9월 서울에서 열리는 제69회 한국테니스선수권이다.
한편 앞서 열린 남자단식 2회전에선 국내 남자 랭킹 1위 정석영(290위ㆍ한솔제지)이 탈락해 아쉬움을 남겼다. 정석영은 중국의 장쩌(152위)에게 0-2(3-6 2-6)로 졌다. 이로써 부산오픈 챌린지 단식 본선에 출전한 한국 선수 5명이 모두 중도 탈락했다.
부산=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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