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가 독립형 편의점에 상품 공급 사업을 추진키로 함에 따라 독립형 편의점이 '3대 대기업 편의점'의 대항마로 떠오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씨유, 세븐일레븐, GS25, 미니스톱의 점포 수는 3월말 기준 총 2만4,000여개로 편의점 시장을 대기업 편의점이 대부분 차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또 다른 대기업이 독립형 편의점의 취약점으로 지적되던 상품 공급에 나섬으로써 독립형 편의점 경쟁력 확보로 이어질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대기업 편의점 점주는 본사로부터 상품을 공급받는 대신 매출의 일정비율을 본사에 지급한다. 본사로부터 다양한 상품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지만 24시간 강제영업과 계약 해지 시 과도한 위약금 등 편의점 본사와 가맹점주 사이의 불공정 거래에 대한 문제가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반면 독립형 편의점은 개인 창업자가 사업에 필요한 실제 창업자금을 내는 대신 매장에 대한 소유권과 발생 수익의 전부를 가져가는 방식으로, 상품 공급처와 운영 시간 등을 점주가 선택할 수 있다. 브랜드 사용 대가는 본사에 월 회비만 내면 된다.
그러나 상품 수급 능력이 대기업 편의점에 비해 크게 달린다는 문제가 있다. 독립형 편의점 프랜차이즈는 현재 IGA마트, 베스트올, 굿마트(아래 사진), 위드미(위 사진), 개그스토리마트 등으로 점포 수는 각각 50~150여개 정도다. 이중 자체 물류센터를 확보해 점포에 상품 공급이 가능한 곳은 IGA마트와 베스트올 뿐으로, 대부분의 중소 독립형 편의점 점주들은 중소 대리점이나 도매상, '땡처리 시장'등에서 상품을 들여오고 있다.
한 독립형 편의점 회사 관계자는 "대기업 편의점의 경우 지속적으로 상품 개발과 단가를 인하하면서 경쟁력을 확보해왔기 때문에 상품 수급 측면에서 이제 경쟁이 되지 않는다"며 "신세계가 대형마트 수준으로 가격 경쟁력과 품질을 갖춘 자체 브랜드(PL) 상품을 공급하게 되면 독립형 편의점의 경쟁력이 크게 커질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편의점 업계에서는 신세계의 상품 공급이 독립형 편의점의 경쟁력 확보로 이어질 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많다.
우선 대형마트의 물류와 편의점 물류가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한 대기업 편의점 업체 관계자는 "대형마트와 달리 점포가 많은 편의점에 물류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물류비용과 방식, 전산시스템을 모두 따로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독립형 편의점의 한 관계자도 "물류센터가 있는 독립형 편의점의 경우 점포가 본사에서 상품 공급을 받는 비율이 60%에 그치는 수준"이라며 "신세계가 상품을 공급한다고 해도 전부 공급하지도 못하는 데다 점포 수가 많지 않아 효율성이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독립형 편의점의 특성상 상품 수급 이외에도 가격 정책, 마케팅 등을 점주가 직접 정해야 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통 경험이나 노하우가 없다면 초기 운영 시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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