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류업체 배상면주가의 한 대리점주가 '본사의 물량 밀어내기(제품 강매) 때문에 괴롭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찰은 유서내용과 유가족 진술 등을 토대로 수사에 착수해 본사의 제품 강매 등 위법 사실이 실제로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14일 인천 삼산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40분쯤 부평구 부평동 배상면주가 부평지역 대리점 창고에서 점장 이모(44)씨가 휴대용 가스렌지에 연탄 2장을 피워 놓고 숨져 있는 것을 대리점 직원 김모(31)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창고에서는 이씨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가 발견됐다. 달력 4장의 뒷면에 작성된 유서에는 '남양은 빙상의 일각. 밀어내기? 많이 당했다. 살아 남기 위해 행사를 많이 했다. 그러나 남는 건 여전한 밀어내기' 등 대리점 영업과 관련, 신병을 비관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씨는 12일 동료대리점주들에게 카카오톡을 이용해 유서를 보냈다.
경찰은 10년 전부터 주류업체 대리점을 운영하던 이씨가 2010년부터 시작된 본사의 물량 밀어내기와 본사에 진 거액의 빚 때문에 괴로워했다는 유가족과 동료 직원들의 진술을 확보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이씨의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뿐 아니라 유가족들도 대리점 운영과 관련해 많은 고통을 받아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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