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아버지의 날'에 술판을 벌이던 남성 42명이 번개를 맞아 부상했다. 독일 주간 슈피겔은 "'아버지의 날'이 독일에서는 남자들이 술독에 빠지는 날이 된 지 오래"라며 "아버지가 아닌 남성들까지 합세한다"고 우스운 행태를 지적했다.
독일의 '아버지의 날'은 법정 공휴일인 예수승천일(부활절 40일 후 목요일)과 겹친다. 올해 '아버지의 날'이었던 9일 발트해 부근 다벨 지역에서는 5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아버지의 날' 파티가 열렸는데 이 자리에 벼락이 떨어졌다. 슈피겔은 "술꾼 42명이 다쳤는데 이중 6명은 부상 정도가 심각하다"고 보도했다. 부상자를 이송하기 위해 헬리콥터까지 동원됐을 정도다.
독일 '아버지의 날'에는 수레에 맥주병을 가득 채운 채 몰려다니는 남성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해변이나 강가 등에서는 술 취한 남성이 주정을 부리고 빈 맥주병이 쌓인다. 난동을 부리다 경찰이 출동하는 경우도 많다. '아버지의 날'은 '마시고 때리는 날'로 불리기도 한다.
독일 언론과 좌파 진영, 여성학자 사이에는 아예 '아버지의 날'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더구나 극우 네오나치 단체 등에서 이날을 이용해 사건을 일으키려는 경향도 보인다는 우려도 있다. 슈피겔은 "'아버지의 날'에 불쾌감을 느끼지 않으려면 집 발코니에 앉아 안전하게 맥주를 들이키라"며 "발코니에 앉아 있다 보면 또 한잔 하기 위해 휘청거리며 거리를 걸어가거나 술병이 담긴 수레 위로 정신을 잃고 쓰려지는 짐승들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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