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건당 최대 1억 원의 포상까지 내걸면서 채무감축을 위한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시민의 시정 참여를 유도해 새나가는 세금을 막아보자는 취지다.
서울시는 민간투자 활성화를 위해 SH공사가 토지 분양 중인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 14일 채무감축을 주제로 한 '현장시장실'을 개설한다고 13일 밝혔다. 시 청사에는 채무 현황판을 설치해 재정건전성 강화를 독려한다.
시는 또 시민이 시의 예산 낭비요소를 찾아내면 건당 최대 1억원을 성과금으로 지급하겠다며 올해 시 예산으로 편성된 2,700개 사업과 관련 정보를 참여예산ㆍ예산낭비신고센터 홈페이지(http://yesan.seoul.go.kr)에 공개했다. 신청사 1층에는 예산낭비신고 창구를 별도로 설치해 상담과 신고 업무를 시작했다.
이날 공개된 정보는 사업에 대한 설명서뿐 아니라 추진배경, 방침, 현장사진, 추진현황 등 세부사항이 모두 포함됐다. 해당 사이트는 위키피디아 형식으로 운영되며 시민이 관심있는 사업을 검색하고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했다.
시는 공개된 정보를 활용해 예산 낭비요소를 신고한 사람에게는 절감된 예산 규모에 따라 건당 최대 1억원을 예산성과금으로 지급할 계획이다. 예산성과금과는 별도로 신고내용이 정책에 참고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신고사례금으로 1만원 상당의 전통시장 상품권을 지급해 시민 참여를 높이기로 했다. 시는 장기적으로는 현행 1억원인 보상금 지급한도를 폐지하고, 절약 경비의 20~30%까지 지급할 수 있도록 지방재정법 규정 개정을 정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아울러 다음 달 중 시민의 예산낭비 신고를 지원할 수 있는 시민단체를 선정해 신고에 어려움을 겪는 시민을 돕도록 할 계획이다.
박원순 시장도 현장시장실 운영에 맞춰 예산절감뿐 아니라 투자유치 활성화에도 전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이를 위해 박 시장은 14일 마곡지구 현장시장실을 찾아 마곡산업단지 입주기업인 롯데컨소시엄, 이랜드컨소시엄과 차례로 입주 계약을 체결한다. KDB산업은행과는 마곡지구 입주기업이 토지가액의 80%를 대출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의 금융지원 협약도 체결한다. 기업인과 투자유치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도 예정돼 있다. 시는 향후 각종 규제와 제도를 개선해 기업들의 투자를 촉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시는 재정건전성 강화를 독려하기 위해 신청사 1층에 시의 채무감축 현황을 보여주는 현황판도 설치해 공개했다. 전광판에는 박 시장 취임 전 채무 19조9,873억원, 절감액 1조729억원, 현재 채무액 18조9,144억원이 명시됐다.
박 시장은 지난 선거 당시 '채무 7조원 감축' 공약을 내걸었지만 부동산 경기위축 등으로 공약 이행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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