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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산 옷에 50센트씩 더 받아 복지기금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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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산 옷에 50센트씩 더 받아 복지기금 마련”

입력
2013.05.13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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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에서 만든 옷 한 벌당 50센트씩만 더 내면 노동자들을 위한 복지기금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방글라데시 출신의 노벨평화상 수상자 무함마드 유누스(73) 전 그라민은행 총재가 지난달 24일 수도 다카의 의류공장 건물 붕괴 사고와 관련해 서구의 기업과 소비자들에게 도움을 청했다. 경제학자인 유누스는 1976년 빈곤층을 돕기 위한 무담보 소액대출 운동을 시작하며 그라민은행을 설립해 2006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그는 12일자 영국 일간 가디언 기고에서 “다카 외곽의 라나플라자 건물 붕괴로 희생된 이들이 우리의 말과 행동을 지켜보고 있다”며 “향후 참사를 막기 위해 서구 업체들이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환경 개선에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인 방안도 제시했다. 유누스 전 총재는 “서구 업체들이 국제 기준의 최저임금을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며 “시간당 최소 50센트로 최저임금을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방글라데시 의류생산업체 노동자의 시간당 최저임금은 현재 24센트이며 월급은 37달러 안팎이다.

방글라데시에서 만든 의류 한 벌에 50센트를 더 내게 해 노동자들의 복지기금을 마련하자는 방안도 제안했다. 그는 “35달러짜리 방글라데시산 옷을 35달러 50센트로 올려 받아도 소비자에게는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이를 마케팅 차원에서 ‘방글라데시의 행복한 노동자들로부터’라는 문구가 적힌 태그를 붙여 판매한다면 소비자들의 공감을 살 수 있다”고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가디언은 매년 180억달러어치의 의류를 수출하는 방글라데시에서 이 같은 방법으로 18억달러의 기금을 모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의류 생산에 종사하는 360만명의 방글라데시 노동자 1인당 500달러의 복지기금이 마련되는 셈이다. 유누스는 “서구 기업들이 철수하면 방글라데시 의류 산업은 파괴된다”며 “기업들은 현지 생산업체와 상생하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라나플라자 붕괴 현장에서는 생존자 구출 작업이 계속되고 있는데 12일까지 1,120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압둘 라티프 시디크 섬유장관은 “최저임금은 의심할 바 없이 올려야 한다”며 “정부와 공장주, 노조 대표로 꾸려진 최저임금 인상 추진위원회가 물가 상승을 감안해 적정 수준을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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