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부반응 극심, 공여자와 혈액형도 달라
성모병원 의료진 수술 전 치료로 극복
두 번에 걸친 콩팥 이식 수술 실패로 거부반응이 심해진 환자가 세 번째 이식을 받고 건강을 되찾았다. 게다가 혈액형이 다른 사람의 콩팥을 받아 성공한 국내 첫 사례다.
최종원(55)씨는 1991년과 2000년 콩팥 이식 수술을 받았으나 거부반응이 심해 콩팥 기능을 거의 잃었다. 새로 들어온 콩팥을 거부하는 몸의 반응으로 항체가 너무 많이 생겨서 목숨이 위태로울 지경이었다.
그러자 2년 전 아들(25)이 자신의 콩팥을 내놓겠다고 나섰지만, 아들의 혈액형(B형)이 아버지(O형)와 다른 것도 문제가 됐다. 항체로 중무장한 최씨의 몸에 건강한 콩팥을 무턱대고 내줄 수도 없는 일이었다.
이에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 신장내과, 혈관외과 팀은 이식수술 한 달 전부터 몸을 달래는 탈감작 치료를 시작했다. 우선 면역을 담당하는 B림프구에 대한 항체를 주사해 B임파구 수를 줄였다. 수술 2주 전에는 혈액 내 돌아다니는 항체를 줄이기 위해 혈장을 빼내고 조직에 남은 항체를 줄이고자 면역글로불린을 환자의 몸에 주입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지난해 5월 수술 후 환자와 콩팥 기증자인 아들 모두 건강하게 퇴원했다. 주치의인 양철우 신장내과 교수는 “만성거부반응을 보인 이 환자의 경우 1년 안에 새 콩팥에 대한 거부반응이 나타나면 성공을 장담할 수 없었을 텐데 다행히 잘 넘겼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이번 성과로 혈액형이 달라 포기했던 이들이 콩팥을 제공할 수 있게 돼 이식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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