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을 처음 폭로한 재미동포 여성 온라인 커뮤니티 미시USA에 12일(현지시간) 이번 사건과 관련해 워싱턴 한국문화원의 역할을 비판하는 2차 폭로성 글이 올라왔다. 게시된 글은 “(8일 아침) 성추행을 당한 여성 인턴 사원이 울고 있는 모습을 한국문화원 여직원이 발견하고 관련 내용을 문화원 측에 보고했다”며 “그러나 문화원 측이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고 이에 화가 난 여직원이 피해 인턴과 함께 워싱턴 경찰에 신고했다”고 적었다.
이 글은 문화원이 윤 전 대변인의 도피성 귀국 때 항공권 예매 상황을 파악하는 등 이번 사건에 개입됐다는 의혹을 받는 가운데 나왔다. 관계자 직함까지 상세히 적어 문화원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인사가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이 글은 문화원 여직원이 사직한 직후 공개돼 또다른 파문을 낳고 있다. 이 여직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워싱턴을 방문했을 때 페어팩스 호텔에서 피해 인턴사원으로부터 성추행 얘기를 듣고 경찰에 사건을 신고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 한국문화원 측은 “인턴 사원이 우는 소리가 들리고 여러 얘기가 나돌아 청와대 선임행정관에게 곧바로 알렸다”며 “신고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거나 보고를 묵살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해당 여직원의 사직에 대해서도 “그 여직원은 대통령 방미 행사가 끝나면 그만둘 예정이었다”며 “공교롭게도 시점이 겹쳤을 뿐”이라고 말했다.
한국문화원은 박 대통령의 워싱턴 방문 기간 동안 수행단을 지원하고 인턴 사원을 선발해 파견하는 역할을 맡았다. 따라서 문화원은 수행단에게 편의는 제공했지만 이번 사건에서 적극적 역할을 할 위치에는 있지 않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윤 전 대변인 성추행과 관련해 9일 미시USA에 처음 올라온 글은 시간이 흐르면서 대부분 사실로 확인됐다. tglee@hk.co.kr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