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 금리 1% 시대가 도래하면서 서민들의 재테크 전략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연2.75→2.5%)한 뒤 시중 은행들은 가뜩이나 낮은 예금 금리를 더 내릴 채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예금의 대안인 주식투자는 국내 증시 약세로 선뜻 뛰어들기 부담스러워 돈 굴릴 길 찾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펀드는 3~5가지 종류를 들어 3년 정도 묵히는 게 좋고, 국내 투자만 고집하기 보다는 해외로 눈 돌리는 게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예금 금리 1% 현실로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14일부터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0.2~0.3%포인트씩 내린다. 이에 따라 기본 상품인 '정기예금'의 1년 만기 금리는 현재 연2.2%에서 최저 연1.9%로 떨어지게 됐다. KB국민 신한 우리 하나 등 다른 은행들도 이번 주에 현재 2%대인 예금 금리를 줄줄이 내릴 예정이다. 6일에 1년짜리 예금(하이정기예금) 금리를 3.4%에서 3.15%로 내린 KDB산업은행 정도만 당분간 현 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고금리 예금기관의 상징이던 저축은행 역시 저금리 기조에 무릎을 꿇은 지 오래다. 저축은행중앙회는 기존 3.20%이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를 이날 3.17%로 고시했다.
중위험ㆍ중수익을 노려라
은행 예금 금리가 물가상승률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원금보장에만 집착하지 말고 인컴(Income)펀드나 주가연계증권(ELS) 등 중위험ㆍ중수익을 안겨주는 상품에 관심을 가지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이재철 하나은행 법조타운골드센터장은 "인컴펀드는 안정적 이자와 배당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으로 주로 채권과 고배당주, 부동산투자신탁(리츠) 등에 골고루 투자해 수익 또는 이자를 챙긴다"며 "자신의 목표수익률을 정하고, 그 선에 도달했을 때 투자액을 빼는 식으로 전략을 짜면 좋다"고 말했다.
김현엽 하나대투증권 상품개발부 부장은 "최근 ELS 상품이 개별 종목뿐 아니라 환율 등 다양한 자산을 기초 자산으로 설정한 게 많고, 원금보장형도 있으니 안정 지향적 성향의 고객에게 맞다"고 말했다.
해외로 눈 돌려라
미국 등 선진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국내 증시는 내수 불황과 엔저로 인한 수출 타격 우려로 힘을 못 쓰고 있다. 조재영 우리투자증권 강남센터 부장은 "국내주식형 펀드의 연초대비 수익률 평균은 -0.35%인데 반해 동남아펀드는 18.01%, 글로벌하이일드 채권은 5.50%의 성적을 냈다"며 "동남아펀드나, 신용도가 낮은 대신 수익률이 높은 투기등급의 채권인 하이일드채권 등도 좋은 투자처"라고 말했다. 김상문 삼성증권 투자컨설팅팀 연구위원은 "채권은 브라질 국채나 멕시코 국채가 유망한데, 절세나 환율 등을 감안할 때 멕시코 쪽이 더 낫다"고 조언했다.
펀드는 여러 개 가입 후 길게 보유
펀드 투자 때 가장 많이 범하는 오류는, 주식시장이 좋을 때 뒤좇아 가입했다가 시장이 나빠지면 해지해 항상 투자 손실을 보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신현조 우리은행 잠실센터 PB팀장은 "가령 월 50만원을 펀드에 넣는다면 10만원은 국내 가치형 주식 펀드, 10만원은 국내 중소형 주식 펀드, 10만원은 아세안(ASEAN)펀드, 10만원은 유럽펀드, 10만원은 리치펀드 등으로 분산 투자를 하고 2~3년 적립식으로 불입하는 게 중요하다"며 "적금 붓듯 중장기로 투자하면 절대 손해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펀드로 손해 본 사람의 대다수는 증시상황과 단기 수익률에 일희일비하다가 1년 이내 돈을 뺀 경우라고 덧붙였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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