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와 경기 불황이 겹쳐지면서 대한민국에 귀농 열풍이 불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2년 귀농ㆍ귀촌 인구는 4만 7,000여명으로 3년 사이 7배 가량 늘어났다. 또 최근 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8대 대도시 성인 남녀의 절반 이상이 귀농을 바라는 것으로 나타나 이런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각종 매체들이 앞다투어 귀농 성공 사례를 보도하면서 귀농은 도시인에게 일종의 탈출구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실제 귀농인들의 삶은 도시인들이 품고 있는 환상과는 거리가 멀다.
MBC가 14일 밤 11시 20분에 방송하는'PD 수첩'은 평화로운 인생 2막을 꿈꿨지만 한 순간에 빚더미에 올라 앉게 된 귀농인들의 사례를 집중 보도한다. 시부모님과 함께 농사를 지으며 살기 위해 집을 지으려던 최씨 부부의 계획은 얼마 가지 않아 산산조각이 나 버렸다. 8,300만원을 들여 난생 처음으로 내 집 짓기를 시작했지만, 건축업자는 갑자기 공사를 중단했다. 무리한 담보 대출과 가정 갈등으로 이혼 소송까지 간 최씨 부부는 건축업자와의 분쟁으로 인해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3년 전, 천마 농사를 시작한 김모씨는 지인의 말만 믿고 그간 모은 퇴직금을 포함해 수천 만원을 천마영농조합에 투자했다. 하지만 천마 생산량은 예상의 10%에 불과했고 함께 참여했던 공동 투자자들은 모두 마을을 떠났다.
전문가들은 귀농 신화를 좇아 섣불리 귀농을 택하면 낭패를 보기 십상이라고 조언한다. 터전을 마련하고, 작물을 선택하고 심는 데 있어 철저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누구라도 막대한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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