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대남 도발 위협이 연일 계속되던 지난 3월 현역 군 장교 10여명이 1시간 내 부대 복귀가 어려운 먼 곳까지 가 골프를 친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12일 군 당국에 따르면 국무조정실이 3월 5~10일 전국 29개 군 골프장 이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 10여명의 현역 장교가 위수 지역을 이탈해 골프를 친 것으로 확인됐다. 위수지역은 외박ㆍ외출 중인 현역 장병이 비상 소집령 때 즉시 복귀가 가능한 부대 주변 지역을 뜻한다. 현역 군인은 주말이어도 휴가가 아니면 1시간 내 부대로 돌아올 수 있는 곳에 있어야 한다. 더욱이 조사 시기는 한미 연합 군사 훈련인 키 리졸브 연습 시작(11일)을 앞두고 북한이 위협 수위를 끌어올려 각 군에 대비태세 강화 지시가 하달된 때였다.
지난주 국방부에 통보된 이 명단에 장성급 간부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 당국자는 "적발된 장교들은 대부분 육ㆍ해ㆍ공군 영관급 장교들이었고 이들에겐 구두 경고 수준의 징계가 내려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위수지역 내 골프 역시 안보 위기라는 특수 상황이었음을 감안하면 규정 위반은 아니어도 적절치 못한 처신이라는 지적이 많다. '859×××'라는 아이디를 쓰는 한 네티즌은 "전방은 말단까지 이틀에 한 번 꼴로 전투 대기가 걸리는데 골프라니 한심하다"고 질타했다. 국무조정실도 특수 상황에는 '골프 자제령'을 발령하는 등 개선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국방부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측은 "경계태세별 주요 보직자 체력단련장(골프장 포함) 이용 기준 마련 등을 포함한 훈령 개정 방안 검토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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