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사는 여성들은 스스로 건강하고 행복하다고 느끼는 '주관적 만족도'는 높았지만 보육과 노부모 부양, 간병 지원 등 여성 생활과 밀접한 정부 정책에 대한 만족도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관적 만족도'는 신체ㆍ정신적 건강상태, 생활환경 만족도, 행복감 등을 측정한 것으로 양천구, 서초구, 광진구에 사는 여성들은 높은 반면, 도봉구, 금천구 거주 여성들은 상대적으로 낮아 지역별 격차가 존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 여성가족재단은 지난해 8월 서울에 거주하는 20∼60대 여성 1,500명을 상대로 9개분야의 행복지표를 조사한 '2012 서울여성행복지표' 측정 결과 서울 여성이 느끼는 행복지수는 5점 만점에 평균 2.67점으로 조사됐다고 12일 밝혔다.
평균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분야는 주관적 만족도(3.23점), 안전(3.07점), 여가(2.88점), 건강(2.75점) 등이었다. 안전 분야는 야간보행 및 자연재해 안전성, 여가 분야는 여가 및 문화시설, 건강 분야는 간병, 건강검진 등 일상적 건강유지 지원 정책 등에 대한 만족도를 측정한 것이다.
주관적 만족도를 제외하면 유일하게 평균점수 3점을 넘은 안전 분야의 경우 자연재해에 대한 안전성은 3.28점으로 후한 평가를 받았지만 야간보행 안전성은 2.85점으로 대조를 이뤘다. 대도시의 특성상 폭우, 폭설, 지진 등 자연재해 피해로부터 안전하다고 느끼고 있으나 여성 및 아동 폭력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안함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평균 이하의 점수를 받은 분야는 나이 듦(2.56점), 경제력(2.53점), 참여(2.4점), 돌봄(2.36점), 공생(2.29점) 등 이었다. 개인과 사회의 노후준비(나이 듦), 수입적정성과 직업ㆍ주거안정성(경제력),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 및 다양한 가족에 대한 인식(공생) 등에 대한 만족도가 낮았다.
자치구별 여성 행복지수도 격차를 보였다. '주관적 만족도'는 양천구(3.42), 서초구(3.37), 광진구(3.36)가 높았으나 도봉구(2.96), 금천구(3.08) 등은 낮았다. '여성의 경제활동을 보장할 만큼 보육시설이 충분한가'를 묻는 항목에선 서울 전체 평균이 2.16점으로 낮았지만 양천구(2.33)와 은평구(2.32)는 그나마 점수가 좋았고, 용산구(1.86), 성동구(2.02)는 평균보다도 낮았다.
서울 여성들은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 및 보육서비스 질 제고 ▲여성·노인을 위한 일자리 창출 ▲간병 지원 대책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여성가족재단 관계자는 "서울 여성들은 주관적 행복감이 높지만 정책 체감도와 공공서비스 만족도는 낮았다"며 "장애인, 한부모 가정 등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더불어 사는 데도 정책적 지원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어 이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준규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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