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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학 장학금 '부익부 빈익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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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학 장학금 '부익부 빈익빈'

입력
2013.05.12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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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학들이 저소득층 학생에게 주는 장학금을 줄이고 고소득층 학생에게 유리한 성적 장학금을 대폭 늘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 가정은 연간 소득의 절반 이상을 등록금으로 납부하고 있었는데 블룸버그 통신은 "가난한 학생의 등록금을 짜내 부자 학생에게 장학금을 주고 있다"고 질타했다.

12일 워싱턴에 위치한 비영리 기구 뉴아메리카재단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성적장학금을 받는 대학생의 비율이 1995, 96년에는 24%였으나 2007, 8년에는 44%로 뛰었다. 저소득층 장학금을 성적 장학금으로 돌렸다는 뜻이다. 성적이 좋은 학생은 아르바이트에 내몰릴 필요 없이 학업에 집중할 여건이 되는 부유층 학생들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보스턴 대학과 조지워싱턴 대학이 특히 악명 높았다. 보스턴 대학은 세후 연간소득이 3만달러 이하인 저소득층 자녀들에게 평균 2만3,932달러(2,652만원)의 등록금을 부과했다. 조지워싱턴 대학은 1만4,670달러(1,635만원)였다. 장학금 혜택을 제외하고 실제 내야 하는 등록금 규모다. 두 대학은 저소득층 장학금 없이 모두 성적 장학금을 주고 있다. 미국 사립대의 3분의 2 가량이 연소득 3만 달러 이하인 저소득층 가정의 자녀들에게 연소득의 절반(1만5,000달러) 이상을 등록금으로 부과하고 있었다.

그나마 하버드대학, 예일대학 등 아이비리그와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등은 경제적 사정을 성적보다 우선하고 있었다. 2010, 11년 하버드대 학생의 11%, 예일대 학생의 14%가 저소득층 전액장학금을 받았다. 외신들은 그러나 "그 비율이 낮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저소득 가정과 노동자 가정이 중산층으로 상승할 수 있는 통로로서 저소득층자녀 지원을 해온 4년제 대학들이 그 통로를 거의 폐쇄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의 대학평가기관이 재학생의 학업 성취 등을 주요 지표로 삼기 때문에 이런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저소득층 장학금 비율이 높아 이번 보고서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바사 칼리지의 캐더린 힐 총장은 "부유층 자녀에게 더 혜택을 주는 대학들의 추세는 미국 내 소득 불평등을 확대시킬 것"이라며 "기회의 균등과 계층 이동의 활성화가 위기에 처했다"고 말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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