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 위치한'라나 플라자' 건물 붕괴 참사 현장에서 갑자기"작업을 중단하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지난달 24일 붕괴된 건물 더미 속에서 17일만에 생존자가 발견된 것이다. 소방당국은 크레인과 불도저 등 중장비 작업을 중지하고 뒤엉킨 철근을 톱과 드릴로 자르고, 그 속에서 갇혀 있던 보라색 옷을 입은 이 여성을 구조했다.
AP통신은 방글라데시 소방당국이 10일 오후 붕괴된 건물을 해체하던 도중 건물 더미 속에서 생존자 레쉬마를 발견하고 구조해내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고 보도했다. 레쉬마는 구조직후 인근 군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 레쉬마는 사고 당시 건물 지하의 이슬람 기도실에 있다가 갇힌 것으로 알려졌다. 레쉬마는 이후 주변에 있던 막대기로 건물 잔해를 두들겨 자신의 생존을 알렸다.
병원에서 간단한 검진을 마친 레쉬마는 "건물 잔해 속에 갇혀 있는 동안 주변에 있던 물과 마른 음식물을 먹으며 버텼으며 이틀 전에는 먹을 것이 떨어져 물만 마셨다"고 밝혔다.
그는"지난 며칠간 주변에서 구조작업을 벌이던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었다"며"내가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리려 애썼지만 아무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레쉬마를 처음 발견한 아부 라자크 공병대 준위는"처음 발견 당시 그는 걸을 수 있을 정도로 건강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AP는 레쉬마가 무너진 건물 지하의 공간이 넓은 이슬람 기도실에서 머물러 있어 생존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레쉬마는"다시 햇빛을 볼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살아서 구출됐다는 사실에 감격해 했다. 그는 병원으로 후송된 후 자신이 있던 곳에 더 이상 생존자는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방글라데시 붕괴 사고의 사망자 수가 10일 1,000명을 넘어섰다. 방글라데시 군 관계자는"붕괴한 건물 잔해에서 총 1,038명의 주검이 나왔다"며"시신이 계속 발굴되고 있어 최종 사망자 수를 집계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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