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의 공분이 남양유업의 대형마트 매출을 꺾어버렸다. 그동안 사회적 공분이 일어난 사건 때문에 네티즌들이 불매운동을 벌인 적은 종종 있으나 실제 매출 감소로 이어진 경우는 많지 않아 주목된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밀어내기'와 막말 논란 이후 남양유업의 대형마트 매출이 제품에 따라 10%이상 감소했다. 반면 매일유업과 동서식품 등 경쟁사들은 매출이 늘어나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남양유업 제품 중 시장점유율에서 압도적 1위인 분유의 경우 비교적 영향이 적지만 우유나 커피 매출은 흔들리고 있다"며 "가격이 저렴한 소비재이고 대체 상품도 많다보니 불매운동의 효과가 바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대형마트 A사에서는 4∼8일 남양유업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11.2% 감소했다. 제품군 별로는 커피가 16.3%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다. 우유는 15.6%, 분유도 7.1% 감소했다. 경쟁사인 매일유업은 우유 매출이 5.1% 늘어나는 등 전체 매출이 1.2% 증가했다.
대형마트 B사에서는 5∼8일 남양유업의 우유 매출이 25.4% 급감했다. 반면 서울우유는 5.1% 증가했다. 남양유업 분유와 커피 매출은 각각 5.8%와 3.7% 줄어들었다. 반면 매일유업 분유는 0.8% 감소하는데 그쳤고, 동서식품 커피매출은 8.8% 증가했다.
분유 매출이 우유나 커피 등 다른 제품보다 크게 줄지 않은 것은 아기를 키우는 어머니들의 특성 때문이다. 아기 엄마들은 유해성분 검출 등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분유를 바꾸지 않는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남양유업의 분유가 소폭 줄어든 것은 소비자들의 불매운동 영향이 그만큼 컸다는 반증이다.
그러나 편의점 매출은 아직 큰 변화가 없다. 편의점 CU·GS25·세븐일레븐 점주 단체 연합회인 전국편의점가맹점사업자단체협의회가 불매운동을 8일부터 시작해 아직 매출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남양유업은 이날 피해자대리점협의회에 대한 고소를 취하했다. 남양유업은 지난 1월 대리점 업주들이 인터넷과 언론에 조작한 자료를 뿌렸다며 이창섭 피해자대리점협의회 회장 등 대리점 업주 3명을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남대문경찰서에 고소했다.
고소 취하 직후 김웅 남양유업 대표는 회사 앞에서 농성을 벌이는 피해자대리점협의회 측을 찾아 재차 사과의 뜻을 전했다. 정승훈 대리점협의회 사무총무는 김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진정성이 있었다면 국민에게 사과하기 전에 대리점주들에게 먼저 사과를 했어야 한다"고 비판하고 "상생책으로 내놓은 기금 조성에 대리점주들이 입회해 투명하게 운영하는 방안을 강구해달라"고 촉구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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