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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 제시 없자… 북한, 한미회담 맹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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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 제시 없자… 북한, 한미회담 맹비난

입력
2013.05.10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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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10일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방문과 한미정상회담에 대해 '전쟁전주곡', '역겹기 그지 없다'는 등의 표현을 써가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북한이 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강력 비난한 것은 처음으로 남북관계의 경색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박 대통령을 '남조선 당국자'로 호칭하고"남조선 당국자의 이번 미국 행각 결과는 조선반도와 지역정세를 긴장시키고 전쟁위험을 증대시키는 위험 천만한 전쟁전주곡"이라고 주장했다.

조평통 대변인은 또 한미정상회담을 '강경원칙만을 되풀이한 친미행각'으로 폄하하며 비난했다. 박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대해서는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3000'과 다를 바 없다고 평가하는 등 박 대통령의 방미과정에 나온 북한 관련 언급들을 조목조목 반박하고 비난했다.

특히 박 대통령이 북한의 '핵무력ㆍ경제 건설 병진노선'을 비판한 데 대해 "오만 무례한 망발"이라며 "우리의 핵이 정치적 흥정물이나 경제적 거래물이 아니며 미국의 비핵화가 실현되기 전까지 조선반도의 비핵화란 없다는 것쯤은 알고 미국에 가야 했을 것"이라고 '선(先)비핵화' 요구를 일축했다.

북한의 반발은 어느 정도 예상했던 바다. 북한은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당근책 제시 등을 통한 한반도 정세 변화를 기대했지만 새로운 카드가 전혀 나오지 않자 실망과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조평통 대변인은 그러면서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할 당사자는 바로 남조선 당국자"라면서 "우리는 현 남조선 당국에 대해 인내심을 가지고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협상에 여지를 보이면서 고심하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박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지 않고 '남조선 당국자'로 호칭한 것이나 조평통 성명이나 대변인 담화가 아닌 기자와의 문답이라는 수위가 낮은 형식을 취한 점에도 이런 복잡한 심경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한 대북 전문가는 "북한으로서는 중국까지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에 적극 동참해 국제사회의 고립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위기지수를 높이는 데는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다"며 "당분간 위협적인 언사를 통한 대남 비난전에 치중하면서 당장은 한반도의 위기를 악화시키는 추가적인 도발행위는 자제한 채 현재의 국면을 유지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사정원기자 sj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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