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산 분유의 위생 상태와 안전을 믿지 못하는 중국 부모들이 수입 분유를 대량으로 구매해 유럽 등에서 분유 부족 사태가 일어나고 있다고 BBC방송이 9일 보도했다. 유럽의 대표 낙농국 네덜란드에서조차 일부 분유의 품귀 현상이 빚어질 정도다. 이에 네덜란드 정부는 분유 사재기와 가격을 부풀려 판매하는 불법 수출 등을 집중 조사하기로 했다. 네덜란드 식품산업연합 필립 덴 우덴 회장은 "네덜란드 소비자들이 분유 구입에 어려움을 겪을 정도"라며 "올해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 것은 네덜란드의 출생률이 높아져서가 아니라 중국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수출을 포함, 네덜란드의 올해 1분기 분유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0% 이상 증가했다.
독일, 호주, 영국, 뉴질랜드 등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그래서 영국과 홍콩은 2통, 독일은 4통, 호주는 3통으로 1인당 1회 분유 구입량을 제한하고 있다. 스카이뉴스는 이 같은 제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중국인들이 각국 정부의 규제를 피해 분유를 대량 수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에서 분유를 구입한 뒤 중국에서 2배 이상 값을 부풀려 판매한다는 한 사업가는 매주 약 5,000파운드(850만원)의 수입을 올린다고 밝혔다. 이들은 현지에서 분유를 사재기한 뒤 인터넷으로 중국인 부모의 주문을 받아 비싼 가격으로 중국에 판매한다. 홍콩에서는 3월 중국으로 분유를 대량 밀반출하려던 일당 10명이 체포되기도 했다. 중국에서는 2008년 멜라민에 오염된 분유가 유통돼 영아 6명이 사망하고 30만명이 이상 증세를 보였다.
중국인의 분유 사재기가 심각하다는 지적에 중국의 반체제 예술가 아이웨이웨이(艾未未)는 중국의 분유 파동을 주제로 한 작품을 선보이겠다고 10일 밝혔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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