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자의 권리를 법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 상식인 세상이다. 하지만 특허권과 저작권 등 지적재산권이 되레 기술의 발전과 개선을 방해하는 건 아닐까. 이 책은 제임스 와트의 증기기관에 대한 문제 제기로 시작한다. 저자는 와트는 증기기관을 발명한 최초의 사람이 아니라 기존 뉴커먼 증기기관을 모태로 개량에 성공한 뒤 특허권을 획득했을 뿐이라 주장한다. 와트는 이후 기술 개혁보다는 자신의 권리를 보호하는 데만 힘썼다. 성능이 더 뛰어난 엔진이 생산되자 발명가에게 소송을 걸어 감옥으로 몰아넣기도 한다. "지적 재산권이 정당성을 얻기 위해선 그것이 사실상 혁신과 창의를 증진할 때만 성립하는데, 아무자 자료를 살펴봐도 지식 독점이 창의성과 혁신을 증진한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다. 따라서 지적 재산권은 불필요한 해악"이라는 주장을 담고 있다. 에코리브르ㆍ 471쪽ㆍ2만3,000원.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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