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광의 깃발'(EBS 밤11시)은 남북전쟁에 참여한 흑인부대를 소재로 한다. 로버트 굴드 쇼(매튜 브로데릭 분)는 흑인들로 구성된 제54연대의 지휘관으로 임명된다. 백인들의 멸시와 천대 속에서, 도망친 노예 트립(덴젤 워싱턴 분), 무덤 파는 일을 하던 흑인 존 롤린스(모건 프리먼 분) 등을 구심점으로 제54연대는 모양을 갖춰가고 동료애를 느끼기 시작한다. 쇼는 상부에서 54연대를 전투에 투입할 생각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상관의 비리를 폭로하겠다고 위협하며 전장에 투입해 줄 것을 요구한다. 결국 54연대는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첫 승리를 거머쥔다. 곧이어 쇼는 철통 같이 방어되고 있는 남부의 와그너 요새 돌격을 자처하고 나서고 쇼를 비롯해 트립과 존 등 수많은 병사들이 장렬하게 전사하고 만다.
영화 도입부와 엔딩에서 보여주는 전투신이 압권이다. 군대와는 전혀 맞지 않을 듯한 어중이떠중이들이 모여서 조금씩 진정한 군인이 되어가고, 지휘관을 중심으로 단단한 결속력과 우애를 다지는 과정도 흥미롭다. 1989년작. 감독 에드워드 즈윅. 원제 'Glory'. 15세 이상.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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