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장' 알렉스 퍼거슨(72)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감독의 빈자리는 데이비드 모예스(50) 에버턴 감독이 메우게 됐다.
맨유는 10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은퇴를 선언한 퍼거슨 감독의 후임으로 모예스 감독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계약 기간은 6년이다. 맨유는 이사회에서 퍼거슨 감독이 추천한 모예스 감독을 만장일치로 선택했다. 그는 7월1일부터 맨유를 이끌게 된다.
모예스 감독은 "퍼거슨 감독이 추천한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 최고의 감독의 뒤를 잇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리틀 퍼거슨
모예스 감독은 퍼거슨 감독과 마찬가지로 스코틀랜드 출신이다. 1980년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 셀틱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해 여러 팀을 옮겨 다녔다. 포지션은 중앙수비수였다. 모예스 감독은 퍼거슨 감독처럼 현역 시절 크게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선수보단 지도자로서 성공을 거둔 것도 닮은 꼴이다.
모예스 감독은 1998년 프레스턴 노스 엔드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이 팀은 모예스 감독이 1993년부터 선수로 뛴 곳이다. 부임 당시 잉글랜드 전체 3부 리그에 해당하던 디비전2에서 강등 위기를 겪던 팀을 구해낸 데 이어 다음 시즌에는 디비전1으로 승격시키는 등 지도력을 발휘했다.
퍼거슨 감독은 맨유에서 27년 간 몸담았다. 구단과 큰 마찰 없이 선수단을 이끌었다. 모예스 감독도 에버턴에서 2002년부터 11시즌이나 지휘봉을 잡았다.
공인된 지도력
모예스 감독은 지금까지 소위 '빅 클럽'을 맡아본 경험은 없다. 하지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감독들이 뽑는 올해의 감독상을 3차례나 받을 정도로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모예스 감독은 2002년 3월 에버턴으로 자리를 옮겼다. 우승 같은 화려한 경력은 없지만 재정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팀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유망주를 키워낸다는 평가를 받았다.
모예스 감독의 에버턴은 2003~04시즌 17위에 머물렀지만 다음 시즌 4위로 뛰어올랐다. 에버턴은 2012~13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20개 팀 중 6위(승점 60)에 올라 있다.
유망주 육성 노하우
2004~05시즌 웨인 루니를 맨유로 보낸 모예스 감독은 값싼 유망주들의 대활약으로 리그 4위에 올라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손에 쥐었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모예스 감독이 높게 평가 받는 이유는 유망주를 발굴해 키워내는 능력이다. 에버턴은 재정적으로 선수에 투자를 거의 못하는 팀이다. 모예스 감독은 팀 케이힐과 흙속의'진주'를 찾아내 프리미어리그 상위권을 유지해 왔다. 모예스 감독을 데려온 맨유는 선수 영입에 따른 지출을 최소화하면서 그 안에서 퍼거슨 감독과 같은 최대의 성과를 내주길 기대하고 있다.
강할 땐 강하다
모예스 감독은 조용하지만 강한 스타일이다. 루니가 자서전을 통해 자신에 대한 부분을 언급했을 때 소송을 걸어 손해배상을 받기도 했다.
루니는 2002년 에버턴에서 프로로 데뷔하면서 모예스 감독 밑에서 선수생활을 했다. 2년 뒤 루니가 맨유로 이적하면서 둘 사이의 관계가 틀어졌다. 루니는 2006년 출간된 자서전에서 "모예스 감독은 위압적이며 통제가 지나친 감독이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모예스 감독은 루니가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고소했고 결국 승소해 루니에게서 10만 파운드(약 1억7,000만원)를 받아냈다.
퍼거슨 감독은 자신의 후계자인 모예스 감독에 대해 "투철한 직업윤리를 지닌 강직한 사람"이라면서 "이 클럽에서 원하는 감독의 자질을 모두 갖췄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1998년 그를 수석코치로 영입할 생각도 있었다"고 극찬했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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