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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일반고 '직업 위탁교육'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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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일반고 '직업 위탁교육' 늘린다

입력
2013.05.09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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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는 잘 안 맞고, 집안 형편도 안 좋아지고 해서 대학 진학보다 졸업하고 빨리 취업하려고 산업정보학교에 지원했는데 떨어졌어요."

A(18)군은 일반고등학교 3학년이다. 1학년 때 공부로 대학가는 것은 힘들다고 판단해 일찌감치 취업을 생각해 2학년 때 아현산업정보학교의 바리스타 양성과정에 지원했다. 시교육청이 운영하는 산업정보학교는 선발되면 무료로 직업교육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부모님 이혼 후 혼자 살면서 지각이 늘어난 A군은 근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떨어졌다. 바리스타 양성 학원은 많지만 집안 경제사정이 안 좋아 최저 50만원인 학원비는 엄두가 안 났다.

서울시교육청은 A군과 같은 일반고 학생들을 위한 직업교육을 강화한다. 일반고 학생들을 위탁받아 교육시키는 산업정보학교 2곳을 내년 신설하고, 직업교육 거점학교 5곳을 지정해 이르면 2학기부터 시범 운영할 예정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운영되고 있는 서울ㆍ아현ㆍ종로 산업정보학교만으로는 직업교육 희망학생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돼 2014학년도부터 학급당 25명씩 8학급 규모의 산업정보학교 2곳을 신설할 예정"이라고 9일 밝혔다. 시교육청은 학교가 들어설 지역과 개설 과목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이달 초 서울 지역 일반고에 직업교육 희망자 수와 희망교과목을 조사하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지난해 서울 일반고 학생 중 4,805명이 직업교육을 희망했지만 68.8%(3,305명)만 교육을 받았다.

시교육청은 또 서울 중앙과 동서남북 지역에 직업교육 거점학교를 각각 지정해 시범 운영하기로 했다. 직업교육 여건을 갖추고 있는 특성화고나 일반고 중 희망을 받아 거점학교로 지정한 뒤 인접 일반고에서 희망 학생들을 모아 이동 수업을 받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일반고의 직업교육 강화는 지난 정부 시절 우수학생들을 우선 선발할 수 있는 자율형사립고, 취업을 겨냥한 학생들을 위한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 등에 지원이 집중되면서 오히려 일반고 학생들이 필요한 교육을 받지 못하고 소외되는 문제를 보완하기 위한 것이다. 한 일반고 진로진학부장 교사는 "경쟁률이 높아진 특성화고에 떨어지고 일반고에 온 학생들 상당수가 대입 위주의 교육에 적응하지 못해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며 "이들을 수용한 일반고에서도 직업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사회적으로 고졸 취업 등을 권장하는 분위기가 되면서 직업교육에 대한 희망자 수가 늘어 일반고 내에서도 직업교육을 위한 지원이 시급한 것으로 판단해 이 같이 지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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