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13~17일 한국, 중국, 일본을 잇따라 방문한다. 북한이 비핵화를 거부하고 핵 보유국 지위를 고집하는 상황에서 각국이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9일 외교 소식통들에 따르면 데이비스 대표는 13일 서울에 도착해 14일 임성남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회담을 가진 뒤 15일 중국으로 건너가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특별대표를 만난다. 16~17일에는 일본을 찾아 스기야마 신스케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과 북핵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당초 이달 말 서울에서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 회담이 열릴 것으로 점쳐졌으나 데이비스 대표를 매개로 동북아 3국이 간접 회담을 갖는 쪽으로 선회한 것이다. 외교 소식통은 "일본 정부의 우경화에 따른 우리 정부의 부담과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역할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한미일 6자대표 회담은 지난해 네 차례 열렸지만 올해는 한번도 열리지 못했다.
앞서 데이비스 대표는 한미 정상회담 기간 중 미국에서 임 본부장과 만났고 임 본부장은 지난달 24일과 이달 2일 베이징에서 우다웨이 대표와 회담을 가졌다. 우다웨이 대표와 신스케 국장도 지난달 중순 각각 워싱턴을 방문해 데이비스 대표와 미중, 미일간 회담을 열었다. 이처럼 최근 한달 사이에 한미중일 4개국 6자회담 대표들의 움직임이 빨라지면서 2008년 12월 이후 중단된 6자회담 재개 가능성에 조심스럽게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다만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강조하는 반면, 중국은 우선 대화를 재개하자는 입장이어서 본격적인 대화 국면으로 접어들기 위해서는 조율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체제의 북한이 핵 보유에 대한 집착을 강화하고 있는 점도 걸림돌이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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