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하나로 보는 게 맞는 거죠."
금융위원회가 정부 초기 우리금융 민영화를 관철시키기 위해 방안 마련에 고심 중인 상황에서 벌써부터 양사 직원들끼리는 통합이 이뤄진 듯한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우리금융 인수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에 착수했으며, 우리금융도 이에 대비해 인사이동 등을 검토 중이다. 양사 구성원들은 이미 통합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준비하고 있는 상황. 국민은행 관계자는 "양사의 인근 지점들 사이에서는 서로 '곧 같은 식구가 될 텐데'라는 인식이 이미 형성됐다"며 "통합할 것이라는 얘기가 오래 전부터 있었고, 다른 대안이 없는 것 아니냐"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도 "소매금융 중심의 국민은행과 삼성 등 기업금융 중심의 우리은행이 통합될 경우 상당한 시너지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미 물밑작업도 시작됐다. KB금융은 최근 약한 부분인 증권 분야를 중심으로 우리투자증권 통합을 위한 현황 파악에 들어갔다. 또 인수 시 은행의 경우 투뱅크 체제 당분간 유지, 증권사, 보험사 등은 즉시 통합 등의 운영기조도 마련해 놓았다.
우리금융도 하반기 대규모 승진 인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서는 대규모 승진 인사를 통해 직급을 대거 올려 놓고 통합 시 인사 균형 혹은 주도권을 잡기 위한 조치로 보고 있다. 한 인수ㆍ합병(M&A) 전문가는 "원래 M&A 과정에서 인수 당하는 기업은 구성원에게 합병 위로금을 주거나 대거 진급시키는 게 기본"이라며 "통합 뒤 주도권이야 KB금융이 쥐겠지만 급여조정이나 경영안배 차원에서 우리금융도 상당한 권한을 가져가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우리금융 민영화 방식이 어떻게 결정될지 아직 변수가 남아있지만, 큰 이변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경남은행, 광주은행 정도를 분리해 매각할 수 있겠지만, 나머지는 통합매각이 될 것"이라며 "양 금융지주 내부에서도 이미 그렇게 준비하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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