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업체 GM이 지난 2월 발표한 한국 투자 계획을 재확인 하면서 엔저와 통상 임금 문제에 관련해 조건을 걸어 논란이 예상된다. 당시 GM은 5년간 80억달러를 한국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댄 에커슨 GM 회장은 8일(현지시각) 미국 상공회의소가 방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을 초청, 워싱턴DC에서 주최한 최고경영자(CEO) 미팅에서 "(지난 2월 발표)그대로 투자하겠다"고 확인했다. 이를 전한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은 "이번 회의의 가장 큰 수확은 GM의 철수가 사실이 아니라는 것과 80억달러 투자를 재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에커슨 회장은 두 가지 조건을 걸었다. 박 대통령이 먼저 "GM이 북한 문제 때문에 철수할 수 있다는 소문이 있던데, 여기 오신 걸 보니 철수가 아니라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봐도 되겠는가"라고 묻자, 애커슨 회장은 "두 가지 문제가 해결되면 절대로 한국 시장을 포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날 애커슨 회장이 밝힌 두 가지 조건은 엔저 현상과 통상임금 문제였다. 조 수석에 따르면 통상임금은 법정 수당의 산정근거가 되는 임금으로, 현재 국내에서는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킬지 여부를 놓고 논쟁 중이다. GM은 통상임금에서 보너스와 상여금을 제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에커슨 회장의 조건에 대해 박 대통령은 "GM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경제가 갖는 문제니, 이 문제를 확실히 풀겠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엔저 외에 통상임금 문제를 언급하며 한국투자와 연계시킨 발언은 조건부 투자처럼 들려 불편하다"고 말했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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