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의 부실 대출이 20조원을 넘어섰다. 쌍용건설의 워크아웃과 STX건설, 썬스타 등의 기업회생절차 신청 등으로 이들한테 돈을 빌려준 은행들이 타격을 받고 있는 것이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국내은행 부실 채권은 20조5,000억원으로 작년 말(18조5,000억원)보다 2조원 늘었다.
대출 자금 중 회수가 어려운 부실 채권의 비율 역시 1.46%로 지난해 말보다 0.13%포인트 상승했다. 부문별로 보면 기업 부실채권이 16조6,0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가계는 3조6,000억원, 신용카드는 3,000억원이었다.
대기업들의 잇따른 부실 탓에 기업여신 부실채권비율은 1.79%로 작년 말 1.66%보다 0.13%포인트 상승했다. STX그룹에 대한 금융권의 여신이 13조원에 달해 은행권의 기업여신 부실채권 규모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주택 경기 부진의 영향으로 가계여신 부실채권 비율은 작년 말보다 0.09%포인트 늘어난 0.78%를 기록했다. 신용카드채권 부실채권비율은 1.67%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0.19%포인트 증가했다.
이처럼 전반적으로 건전성에 빨간 불이 켜지면서 금융당국은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조선업과 건설업 등 경기에 민감한 업종과 가계여신, 개인사업자여신 등 취약부분에 대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자산건전성 분류를 엄격히 지도하겠다"고 말했다. 또 80%가 넘는 담보인정비율(LTV) 주택담보대출에 대해서는 추가대손준비금 적립을 유도해 주택 가격 하락에 대비하는 등 은행의 손실 흡수 능력을 끌어올리기로 했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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