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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킹 이스라엘 학술행사 보이코트에 논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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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킹 이스라엘 학술행사 보이코트에 논란 확산

입력
2013.05.09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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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71) 영국 케임브리지대 석좌교수가 팔레스타인 점령에 항의하는 뜻으로 이스라엘 정부가 주최하는 국제 학술회의에 불참하기로 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스라엘 당국과 학계는 호킹이 순수한 학술행사에 정치적 잣대를 적용했다며 강한 유감을 표시했고 일각에서는 인신공격성 비난까지 하고 있다. 케임브리지대는 호킹의 불참 사유를 건강상 이유라고 발표했다가 번복해 또다른 논란을 자초했다.

시몬 페레즈 이스라엘 대통령 주최로 다음달 예루살렘에서 열리는 연례 콘퍼런스 ‘페이싱 투모로우(미래 대응)’에 초청된 호킹은 3일 주최 측에 서한을 보내 “팔레스타인 학계로부터 행사 참가를 거부해 달라는 이메일을 많이 받았다”며 불참을 통보했다. 그는 서한에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협상 전망에 관한 의견을 밝히고 서안지구에서 강의할 기회를 갖고자 초청에 응했지만 동료들 의견을 들으니 내가 가서 할 말이라곤 이스라엘의 정책은 재앙을 부른다는 것뿐”이라고 밝혔다.

페레즈의 90회 생일을 맞아 행사를 성대하게 치르려 명사 초청에 공을 들여온 이스라엘은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콘퍼런스 의장인 이스라엘 마이몬 전 내각장관은 “터무니없고 부적절한 행동이며 자유로운 정신으로 삶과 학문에 임해온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다”고 호킹을 비난했다. 대니얼 타우브 영국 주재 이스라엘 대사도 “호킹이 정치적 극단주의자들의 압력에 굴복해 회의 참석을 철회했다”며 유감을 표했다.

이스라엘 법률단체 슈라트하딘은 루게릭병으로 말과 거동이 불편한 호킹이 의사 소통을 위해 쓰는 장비가 이스라엘제라면서 그를 “위선적”이라고 공격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스라엘 소셜미디어는 호킹에 대한 비난 일색이며 그를 불구자라고 모욕하는 글까지 올라온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이스라엘을 네번이나 방문했던 호킹을 반유대주의자로 볼 수 없다”며 “그는 단지 행사에 참석했다가 겪을 골치 아픈 일을 피하기 위해 불참하려는 것”이라고 논평했다.

호킹을 지지하는 측은 케임브리지대가 호킹의 불참 이유를 번복 발표한 것을 문제 삼았다. 호킹의 팔레스타인 지지 입장을 희석하려는 의도로 의심하는 것이다. 이 대학의 팀 홀트 대변인은 호킹의 불참 소식이 알려진 8일 “호킹 교수가 비행을 자제하라는 주치의의 조언을 받아들여 이스라엘 방문을 취소했다”고 밝혔다가 “본인에게 확인한 결과 팔레스타인 학계의 입장을 존중해 불참하는 것”이라고 정정했다. 홀트는 “착오가 있었다”고 사과했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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