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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무관심 속에… 쌍용차 고공농성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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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무관심 속에… 쌍용차 고공농성 끝났다

입력
2013.05.09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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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 사태에 대한 국정조사와 해고자 복직 등을 요구하며 쌍용차 평택공장 앞 30m 높이 송전탑에 올라 고공농성을 벌여온 한상균(52) 전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장과 복기성(37) 비정규직지회 수석부지회장이 9일 낮 12시10분쯤 농성을 풀고 땅 위로 내려왔다. 171일 만이다.

쌍용차 범국민대책위원회는 "15만4,000V 고압 전류가 흐르는 송전탑에서 171일 동안 목숨을 건 농성을 벌여 온 동지들이 오늘로서 농성을 해제한다"며 "송전탑에서는 내려오지만 쌍용차 사태가 해결되지 않은 한 우리의 투쟁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고공농성 중단은 복 지회장의 건강이 크게 악화돼 혈압약을 복용하고 있는데도 혈압이 180/115까지 올라가고 우울증과 위궤양, 허리통증 등으로 더는 농성을 계속할 수 없다는 의료진 권유에 따른 것이다. 가족, 동료들의 눈물과 박수 속에 송전탑을 내려온 두 사람은 정밀 검사를 위해 곧바로 평택 굿모닝병원으로 옮겨졌다. 함께 농성에 돌입했던 문기주(54) 정비지회장은 건강악화로 지난 3월15일 철탑에서 먼저 내려왔다.

이들이 처음 농성을 시작한 것은 대통령 선거를 한 달 앞둔 지난해 11월20일. 쌍용차 정리해고 사태가 대선의 주요 노동 현안으로 떠올랐고, 사회적 압박이 심해지자 여야는 국정조사 실시를 약속했다. 지난 1월 10일 쌍용차 노사가 3년간 미뤄오던 무급휴직자 455명 전원 복직에 합의하는 성과는 있었지만, 대선 후 여당을 중심으로 국정조사 회의론이 제기돼 국정조사가 무산됐고 그 대안으로 구성된 여야 의원 '6인 협의체'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사실상 요구를 관철하지 못한 채 고공농성이 끝난 것에 대해 애초부터 국정조사는 선거 시즌에만 통하는 '정치 슬로건'에 가까워 실현되기 힘들었다는 분석이 많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의원실 관계자는 "국정조사는 정리해고의 부당함을 밝히는 동시에 당시 이명박 정부까지 심판하겠다는 대선 전 정치 슬로건으로서 의미가 있었던 것"이라며 "이미 정권이 바뀐 상황에서 국정조사는 의미도 없고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쌍용차 노동자들에게도 실익이 없다"고 말했다. 또 3월 복직한 무급 휴직자들도 기존의 노동자들과 일자리를 나누는 형식으로 일하고 있어 해고자 복직 요구 역시 실현되기 쉽지 않다.

최영기 경기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고공농성이라는 농성 방식은 정치 시즌에 최후 수단으로 동원될 수는 있지만 요구사항이 정치권과 일반 여론에서 폭넓은 공감을 얻기 어려워 보인다"며 "노동계는 설득력 있는 요구를 내걸고 여론과 정치권에 호소할 수 있는 투쟁수단을 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쌍용차지부는 쌍용차 평택공장 정문 앞과 서울 대한문 농성장에서 대정부 투쟁과 거리 투쟁을 이어갈 방침이다. 김득중 수석부지부장은 "사측에 해고자 복직을 위한 대화를 촉구하는 한편 다른 분쟁 사업장과도 연대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평택=김기중기자 k2j@hk.co.kr

남보라기자 rara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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