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희귀종인 황금박쥐(천연기념물 제452호)가 전남 무안의 한 폐광에서 집단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무안군은 최근 해제면 바닷가의 한 폐광에서 황금박쥐 70여 마리가 집단 서식하고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9일 밝혔다. 보통 한 동굴에 20여 마리 정도 무리를 지어 동면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황금박쥐가 70마리 넘게 집단으로 동면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이 일대 동굴에서 황금박쥐 서식이 처음 확인된 것은 2009년 국립천연기념물센터가 인근 4개의 폐광을 조사하면서였다. 이번에 황금박쥐 서식이 확인된 동굴에서는 2010년에도 27마리가 발견됐고, 2011년 32마리, 지난해에는 43마리가 서식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처럼 황금박쥐의 서식 개체 수가 증가한 것은 주변에 10개가 넘었던 폐광 대부분이 폐쇄되면서 서식 환경이 양호한 한 곳에 몰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폐광이 위치한 임야는 대부분 사유지로 최근 3~4년 사이에 폐광 입구를 폐쇄하는 작업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지정 멸종위기종 1급인 황금박쥐는 주로 동아시아 지역에 분포하는 애기박쥐과 종의 포유류로 학명은 붉은박쥐(Myotis formosus chofukusei)다. 무광택 오렌지색을 띤 황금박쥐는 우리나라 함평과 신안 등에서 발견됐으며 최근에는 충북과 강원도에서도 서식이 확인되고 있다. 황금박쥐는 10월초부터 겨울잠에 들어가 이듬해 5월 다시 활동을 시작한다.
군 관계자는"서식환경 보호를 위해 안내판 설치 등이 고려됐으나 오히려 서식지 훼손이 우려돼 취소했다"면서"생태나 서식환경에 대한 전문적인 연구와 보호대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경우기자 gw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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