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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마을어장 생태계가 심상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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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마을어장 생태계가 심상찮다

입력
2013.05.09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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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 마을 어장의 생태계가 심상찮다.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홍조류가 이상 번식하면서 어장 생산력을 떨어뜨리는 등 어장 환경이 급속도로 악화하고 있다.

제주도해양수산연구원은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제주시 신촌, 종달, 고내, 귀덕2, 금능, 서귀포시 사계, 서귀, 위미2 등 8개 어장을 대상으로 생태환경 표본조사를 실시한 결과, 서식이 확인된 해조류 154종 가운데 바다생물의 먹이가 되지 않는 홍조류가 98종(63.6%)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9일 밝혔다. 갈조류는 32종(20.1%), 녹조류는 24종(16.2%)이었으며 이번에 표본조사한 수심 대는 5m, 10m, 15m다.

특히 이번 조사결과 홍조류의 일종으로 다른 종의 서식을 방해해 어장의 기초 생산력을 떨어뜨리는 주범인 무절석회조류는 모든 어장의 5~15m 수심 대에 분포해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갯녹음 현상을 초래하는 무절석회조류는 암반에 달라붙어 해조류는 물론 어패류까지 씨를 말린다. 갯녹음은 바닷속 암반지대에 하얀 석회질이 쌓여 해조 군락과 생명체가 사라지는 것으로 백화(白化)현상이라고도 한다.

제주 동북부인 신촌, 서북부인 금능 등 2개 어장엔 무절석회조류, 둘레게발혹, 혹돌잎 등 홍조류가 널리 분포하는 반면 패류의 주 먹이가 되는 갈조류와 녹조류는 상대적으로 매우 적어 어장 환경이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생태계 교란종인 거품돌산호는 북서부(고내, 귀덕2, 금능) 어장, 녹색말리잘류는 북서부와 위미 어장에 대량 번식해 마을어장을 잠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연산호 군락이 제주 모든 연안으로 분포지가 확산되고 있으며, 청줄돔, 쏠종개, 범돔, 쏠배감펭, 세동가리돔 등 아열대성 어종도 출현종의 40%에 이를 정도로 계속 증가하는 등 마을어장이 점차 아열대성 생태계로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도해양수산연구원은 올해부터 2017년까지 5년간 섬 지역을 포함, 도내 100개 어촌계 소유 127개의 마을어장을 7개 권역으로 나눠 이 가운데 5개 마을어장을 대상으로 생태환경 및 수산자원 변화 등을 조사해 종합보고서를 발간할 계획이다.

도해양수산연구원 관계자는 "앞으로 마을어장 생태계 변화 및 영향 조사 등을 강화해 마을어장 생산력이 자연 복원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재환기자 jungj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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