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차의 약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현대ㆍ기아차의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 만족도가 최하위를 기록했다. 70%가 넘는 시장점유율을 자랑하며 국내 시장에서 사실상 독과점 사업자로 행세해 온 현대ㆍ기아차의 독과점적 지위가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8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스마트컨슈머'(wwww.smartconsumer.go.kr) 사이트를 통해 지난해 9월 18일부터 진행 중인 주요 SUV에 대한 고객만족도 조사를 중간 집계한 결과, 최근 점유율을 가파르게 끌어올린 독일계 폴크스바겐(모델명ㆍ2102년 티쿠안)의 평점이 8.78점(10점 만점)으로 가장 높았다. '스마트컨슈머'는 공정위가 주요 소비재 상품에 대한 비교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개설한 사이트로, 현재 SUV와 차량 블랙박스, 테마파크 등에 대한 만족도 비교 조사를 벌이고 있다.
폴크스바겐 다음으로는 한국GM(캡티바ㆍ2.2 디젤4WD)이 8.6점을 얻어 2위에 올랐다. 캡티바는 편의성과 디자인 경쟁력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시장점유율에서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르노삼성과 쌍용차의 SUV 만족도도 각각 83.5점과 79.5점으로 현대ㆍ기아차를 압도했다.
주요 업체 중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은 현대차와 기아차의 SUV는 만족도 평가 6개 부문 전반에서 경쟁 업종보다 낮은 점수를 얻었다. 현대차 투싼, 싼타페, 베라크루즈 등 3개 차종의 평균 고객만족도는 75.7점으로 1위를 기록한 폴크스바겐보다 10점 이상 뒤졌다. 특히 전통적으로 국내 업체의 강점으로 알려진 애프터서비스 부문에서도 67.6점을 얻는데 그쳤다.
쏘렌토와 스포티지, 모하비를 제조하는 기아차 역시 편의성(82.8점)에서는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았으나 애프터서비스(75.6점), 경제성(73.2점) 등의 분야에서 저조한 점수를 얻는 바람에 평균 고객만족도는 78.7점에 그쳤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대ㆍ기아차의 경우 국내 시장에서 독과점적 지위를 누리면서 고객만족도가 크게 낮아진 상태"라며 "제품 및 서비스 차별화를 내세운 수입차 업체의 점유율이 크게 높아지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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