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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회 연단 선 박근혜 대통령 "DMZ에 세계평화공원 만들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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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회 연단 선 박근혜 대통령 "DMZ에 세계평화공원 만들고파"

입력
2013.05.08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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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유지해 나가면서 비무장지대(DMZ) 내에 세계평화공원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미국을 방문중인 박 대통령은 이날 미국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에서의 연설에서 "60년 전 남북한 간의 군사충돌을 막기 위해 설치된 DMZ는 이제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진정한' 비무장지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은 "세계평화공원이 DMZ에서 평화와 신뢰가 자라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며 "그 날을 위해 미국과 세계가 우리와 함께 나서주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영어로 진행한 연설에서 박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와 통일기반 구축 ▦동북아 지역의 평화협력체제 구축 ▦지구촌 평화와 번영에의 기여 등 3가지를 한미 공동비전과 목표로 제시했다.

박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와 통일기반 구축'과 관련 "굳건한 한미 동맹을 토대로 한국경제의 튼튼한 펀더멘털과 한국 정부의 위기관리 역량이 지속되는 한 북한의 도발은 절대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며 "한반도 평화정착과 통일기반 구축을 위해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견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그 동안 북한이 도발로 위기를 조성하면 일정 기간 제재하다가 적당히 타협해 보상해 주는 잘못된 관행이 반복돼 왔다"며 "그러는 사이 북한의 핵개발 능력은 더욱 고도화되고 불확실성이 계속돼 왔다. 이제 그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그러면서"북한 지도부는 확실히 깨달아야 한다"며 "국가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은 핵무기가 아니라 바로 국민 삶의 증진과 국민의 행복이며, 북한은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이 되는 방향으로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고 북한의 변화를 압박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미국을 포함한 동북아국가들이 환경과 재난구조, 원자력 안전, 테러 대응 등 연성이슈부터 대화와 협력을 통해 신뢰를 쌓고 점차 다른 분야까지 협력의 범위를 넓혀가는 동북아 다자간 대화 프로세스를 시작할 때가 됐다"며 자신의 동북아평화협력구상, 이른바 '서울 프로세스'를 공식 제안했다.

박 대통령은 "미래 아시아의 새 질서는 역내국가간 경제적 상호의존의 증대에도 불구하고 정치ㆍ안보 협력은 뒤쳐진 소위 '아시아 패러독스'현상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이러한 도전의 극복을 위한 비전으로 동북아평화협력구상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여기에는 북한도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저는 동북아 지역에서의 새로운 협력 프로세스를 만들어나가는데 한미 양국이 함께 할 것으로 굳게 믿는다"며 미국의 협조를 요청했다.

박 대통령이 연설하는 동안 미 의원들은 41차례 박수를 치면서 환대했다. 이 가운데 6차례는 기립 박수였다. 잇단 박수로 연설은 당초 예정된 30분보다 6분이 더 길어졌다.

박 대통령은 이날 연설을 이틀 전 한국전쟁 기념공원을 찾은 사실을 언급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그는 그러면서"자유와 민주주의라는 인류 보편의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피와 땀과 눈물을 바친 참전용사들에게 대한민국 국민을 대신해서 깊이 감사 드린다"고 미국인들에게 사의를 표했다. 박 대통령은 존 코니어스 의원 등 합동연설을 듣고 있던 상하원 의원 중 참전용사 4명의 이름을 일일이 거명하며 거듭 감사의 뜻을 나타냈고, 의원들도 박수와 환호로 호응했다.

박 대통령은 또"미국은 대한민국이 여기까지 올 수 있도록 도운 가장 가깝고 좋은 친구"라며 3대가 차례로 한국전쟁 참전과 주한미군 복무 등을 한 데이비드 모건 중령 일가를 소개했다. 이날 직접 의회를 찾은 데이비드 모건 중령과 아버지 존 모건씨는 박 대통령의 소개에 방청석에서 일어나 인사했다. 박 대통령은 "3대가 한국의 안보를 지켜낸 모건 가족은 한미 동맹 60년의 산 증인"이라며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모건 가족을 비롯한 미국인들의 헌신과 우정에 깊은 감사의 박수를 드린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이번 상하원 합동연설은 1954년 이승만 전 대통령, 89년 노태우 전 대통령, 95년 김영삼 전 대통령, 98년 김대중 전 대통령, 2011년 이명박 전 대통령에 이어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6번째다. 미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은 통상 '국빈 방문'인 경우에 외국 정상 등에게 주어지는 의전절차다. 박 대통령의 이번 방문이 '공식 실무방문'임을 감안하면 파격적 예우라는 평가가 나온다.

워싱턴=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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