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훈처가 '임을 위한 행진곡' 대신 별도의 5ㆍ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 곡을 제정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야당은 물론 새누리당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은 8일 당 최고중진회의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5ㆍ18 기념식 주제가로 선정해 유가족과 광주 시민이 원하는 대로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오랫동안 불려왔던 노래를 왜 중단시켜 국론을 분열시키는지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별도 노래를 제정하기 위한 예산이 책정돼 있다고 하는데 아까운 예산을 낭비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과거 민주화 투쟁 시절 저 자신이 하루에도 몇 번씩 부른 민주화 투쟁 주제가였는데 가사 어디에도 반국가적, 친북적 내용은 전혀 나오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심재철 최고위원도 "김 의원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애국가를 대신하고자 부르는 게 아닌데 굳이 별도의 노래가 필요하느냐"고 거들었다.
민주당 강기정 의원은 전날 국회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신청해 단상에 올라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기도 했다. 강 의원은 노래를 마친 뒤 "이명박 대통령 때도 방아타령으로 교체하려다 포기한 적이 있는데 이번 정부도 (다른)기념 곡을 만든다고 한다"며 "이는 5ㆍ18 민주화운동의 흔적을 지우려는 것으로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국가보훈처는 이날 "올해 5ㆍ18 기념식에선 '임을 위한 행진곡'이 퇴출당하는 일은 없다"고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보훈처 관계자는 "올해 기념식이 끝나면 이 곡을 5ㆍ18 기념 곡으로 지정할지 아니면 새로운 기념 곡을 제정할지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배재정 대변인은 "5ㆍ18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퇴출하는 것은 이명박정부에 대한 반성 없는 계승"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은 실패한 정부를 되풀이하지 말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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