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먹는 하마'라는 오명 속에 지난달 29일부터 상업 운행에 들어간 용인경전철의 하루 평균 이용 승객이 예상치의 3분의1에 불과한 1만명 수준으로 집계됐다. 비싼 요금(성인 교통카드 사용시 1,300원)에 비해 편의시설과 부대시설이 턱없이 부족해 이용객들의 불만이 높은 데다, 용인시가 이용객을 늘리기 위해 시내버스 노선을 무리하게 개편하면서 일부 지역 주민들이 개통 반대 운동까지 벌이는 등 개통 이후에도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8일 경기 용인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8일까지 9일간 경전철에 탑승한 승객수는 모두 9만3,068명으로 하루 평균 1만341명에 불과했다. 경기개발연구원이 2011년 초 발표한 1일 평균 예상승객 3만2,000명의 32.3%다. 특히 어린이날인 5일의 경우 에버랜드 방문객 상당수가 경전철을 이용할 것으로 예측했으나 고작 1만5,037명에 그쳤다.
탑승객이 예상치보다 적으면 용인시가 ㈜용인경전철에게 우선 지급한 연간 운영비 295억원 가운데 운임수입 형태로 돌려받을 금액이 크게 줄어든다. 하루 탑승인원이 3만2,000명일 경우 시는 연간 최대 150억원의 운임수입을 얻어 매년 145억원의 적자가 나지만 예상 승객수가 30∼40%에 그칠 경우 운임수입은 95억원에 불과해 매년 200억원 가량의 손실을 봐야 한다.
이처럼 이용승객이 예상보다 적은 이유는 '수도권 대중교통 통합환승할인제'가 적용되지 않아 버스나 전철 이용승객이 경전철을 이용할 경우 추가로 1,300∼1,500원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수원역으로 이어지는 신분당선 연장선도 망포역까지만 개통돼 국철 1호선이나 경부선 등과는 환승이 안되는 점도 승객 감소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결국 올 연말 신분당선 연장선 수원역 개통과 내년 1월 수도권환승할인 적용 시점까지는 예상 승객이 당초 예상치의 30∼40%선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서비스의 질까지 떨어져 시민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용인경전철 30개 전동차에는 일반 버스에도 설치된 와이파이 단말기조차 설치돼 있지 않다. 또 기흥역을 제외한 14개 역에는 환승주차장이 설치되지 않아 자동차 운전자들로부터도 외면받고 있다.
특히 시가 경전철 이용객을 늘리기 위해 시내버스 노선을 역사(驛舍) 중심으로 전면 개편하면서 처인구의 일부 주민들이 경전철 수요 늘리기의 희생양이 됐다며 운행 반대 운동까지 검토하고 있다. 처인구 고림동 일대 주민들은 경전철 개통 이후 시내버스 배차간격이 늘어나고 직통 구간도 1~2차례 환승해야하는 등 불편을 겪고 있다.
당초 예상보다 승객수가 크게 줄었지만 적자폭을 줄이기 위해 용인시가 기대하는 대책은 내년 1월부터 시행될 '통합환승할인제' 뿐이다. 용인시 관계자는 "아직 운행 초기 단계이다보니 승객들이 당초 예상보다 적고 편의시설도 갖춰지지 못했다"면서 "통합환승할인제가 시행되면 적자폭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중기자 k2j@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