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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리 “미-러 관계 2차대전 당시 수준으로 강화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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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리 “미-러 관계 2차대전 당시 수준으로 강화돼야”

입력
2013.05.08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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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를 방문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미국과 러시아의 협력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에 맞서 싸운 미국과 소련간 동맹관계 수준으로 높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케리 장관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을 만나 최근 갈등 상황을 극복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소련 붕괴 이후 최악 수준까지 떨어진 양국 관계가 회복될 전기가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케리 장관은 7일 푸틴 대통령과 회담을 시작하면서 “지금 우리 앞에는 그런 수준의 협력을 필요로 하는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는 것을 대통령이 더 잘 아실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고 러시아 리아노보스티통신 등이 전했다.

케리 장관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 열리는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에서 푸틴 대통령과 따로 만나 북한ㆍ이란 문제 등을 논의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달 보낸 친서에 대한 답신을 준비하고 있다”며 조만간 오바마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는 뜻을 밝혀 화답했다.

케리 장관은 시리아 내전과 관련해 “미국과 러시아는 아주 중요한 공통의 이해를 갖고 있다고 믿는다”며 “이 지역 극단주의자들이 문제를 일으키지 않도록 하는 공통의 기반을 러시아 측 회담에서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케리 장관은 이날 저녁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만나 “푸틴 대통령과 회담에서 얻은 가장 중요한 결론 중 하나는 양국이 과거의 유산을 극복하고 향후 공동선을 위해 신뢰를 강화하려는 희망을 표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케리 장관의 발언을 통해 경제·정치·국제관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러시아와 관계를 발전시키려는 미국의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고 응대했다.

두 사람은 시리아 내전 해결을 위해 시리아 정부와 반군이 대화하도록 촉구하는 국제회의를 이르면 이달 말 소집하고 시리아 내 화학무기 사용 논란 조사에서도 공조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합의는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정부를 지지한 러시아와 반군 지원 수위를 높여온 미국이 공동으로 시리아 내전에 대한 정치적 해결 의지를 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러시아가 알 아사드 대통령의 정치적 생존에 집착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은 2년간 사망자가 7만명이 넘고 최근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주장이 나오는 등 시리아 내전이 악화할 대로 악화한 상황에서 양국이 갈등을 이어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뉴욕타임스 등은 분석했다.

박우진기자 panora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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