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날개를 단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지난해 실적을 발표했다. 덩달아 엔저 효과가 본격 반영 될 것으로 보이는 올해 실적 전망도 대폭 상향 조정됐다.
도요타자동차는 2012년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집계한 지난해 실적에서 매출이 전년보다 19% 증가한 22조641억엔, 영업이익은 3.7배 늘어난 1조3,208억엔(약 14조원)을 기록했다고 8일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인 영업이익 1조2,000억엔을 웃도는 실적이다. 도요타의 연간 영업이익이 1조엔을 넘어선 것은 리먼브러더스 사태 직전인 2007년 2조2,703억엔 이후 5년 만이다.
요인은 단연 수출에 유리한 환율이다. 국내 생산 자동차의 절반 이상을 수출하는 도요타는 당초 올 1~3월의 환율을 달러당 84엔으로 잡았지만, 실제 환율이 90엔 이상을 기록하면서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났다. 북미 시장이 호조를 보인 것도 실적 개선 요인으로 꼽힌다.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 사장은 이날 실적발표회에서 "북미와 동남아시아 지역의 판매 호조가 실적 개선의 주요인이다"며 "엔저가 가격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엔저가 지속되면서 도요타는 올해 실적도 증가할 전망이다. 도요타는 올해 4월부터 내년 3월까지 이어지는 올해 회계연도에서 매출 23조5,000억엔, 영업이익은 1조8,000억엔(19조원)으로 지난해 대비 40% 가량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실적 전망은 엔화 가치를 달러당 90엔으로 잡은 경우다. 현재 환율이 달러당 98~99엔대인 점을 감안하면 2조엔 달성도 무난할 전망이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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