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퍼거슨(72)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감독의 시대가 막을 내렸다.
퍼거슨 감독은 8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은퇴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팀이 가장 강한 위치에 있을 때 은퇴할 생각이었다. 지금의 맨유는 최강이다. 지금이 떠날 때라고 판단했다"고 은퇴를 공식 선언했다.
퍼거슨 감독은 지휘봉을 내려놓지만 맨유의 이사직과 함께 홍보대사 역할도 맡는다. 그는 "구단에서 큰 역할을 맡겨줘 기쁘다. 새 일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덧붙였다.
퍼거슨 감독의 은퇴 발표에 앞서 영국의 일간지 텔레그래프도 "퍼거슨 감독이 이번 주 일요일 열리는 스완지시티와의 홈 경기를 앞두고 은퇴를 선언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퍼거슨 감독은 2년 전부터 건강 문제로 지휘봉을 내려놓을 수 있다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퍼거슨 감독은 심장이 좋지 않아 9년 전 심장 박동기 이식 수술을 받았다. 오는 8월에는 엉덩이 부위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퍼거슨 감독은 축구 종가인 영국에서 가장 성공적인 지도자로 꼽힌다. 그는 1974년 이스트 스털링셔(스코틀랜드)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해 1986년부터 지금까지 맨유 사령탑을 지냈다. 맨유를 27년 동안 맡아 세계 최고의 명문 구단으로 이끌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3회를 포함해 FA컵(5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2회) 등 38차례나 우승 컵을 들어올렸다. 맨유를 포함한 클럽 지도자로서는 49차례 우승했다.
퍼거슨 감독은 1999년 영국 왕실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았고, 지난해 국제축구역사통계재단이 선정한 21세기 최고의 감독상을 수상했다. 2005년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벤에서 활약하던 박지성(퀸스파크레인저스)을 영입해 국내 축구 팬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퍼거슨 감독은 오는 19일 열리는 웨스트브로미치 알비온과의 2012~13시즌 프리미어리그 최종전 이후 감독직에서 물러난다.
퍼거슨 감독의 후임으로는 조제 무리뉴 레알 마드리드 감독과 데이비드 모예스 에버턴 감독 등이 거론되고 있다. 두 감독 모두 이번 시즌을 마친 뒤 소속 팀을 떠날 것이 유력하다.
무리뉴 감독은 오래 전부터 퍼거슨 감독의 후임으로 지목돼왔다. 퍼거슨 감독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맨유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할 수 없지만 한 가지 확신할 수 있는 것이 있다. 무리뉴 감독은 어떤 팀도 맡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지도자"라고 평가했다. 모예스 감독은 적은 예산으로도 에버턴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재 에버턴은 리그 6위(15승15무6패ㆍ승점 60)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