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학교 통학버스 운전기사로 취업시켜주는 대가로 수천만원을 챙긴 교직원이 구속됐다.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통학버스 기사 채용 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배임수재 등)로 서울 모 외국인학교 수송부장 임모(52)씨를 구속하고, 임씨에게 돈을 건넨 최모(40)씨 등 운전기사 5명을 배임증재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임씨는 2008년 6월부터 2009년 3월까지 최씨 등 5명으로부터 "통학버스 기사로 채용해 달라", "임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할 수 있게 도와달라"는 청탁을 받고 1인당 1,000만~2,000만원씩 총 7,000만원을 받은 혐의다. 임씨는 혼자 추천권을 행사하면서 비공개로 진행되는 운전기사 채용과 정규직 전환을 좌지우지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 학교는 정규직 운전기사가 될 경우 연봉 4,500만원에 정년까지 보장받을 수 있어 이 같은 금품이 오간 것으로 보인다. 서울 소재 한 특목고의 경우 스쿨버스 기사가 월 150여만원을 손에 쥐는 데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이 학교의 연간 수업료는 2,600만~3,200여만원으로 일반 공립고 평균 수업료(145만원)의 20배에 이르며 교직원들도 일반적으로 높은 연봉을 받는다.
또 임씨는 시간외 근무수당 등 운전기사들에게 지급해야 할 각종 수당을 직접 받아 그중 1,200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임씨는 이렇게 챙긴 돈을 도박 자금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관계자는 "채용 등의 과정에서 임씨가 사실상 전권을 행사한 점이 이번 사건의 원인으로 보인다"면서 "다른 운전기사들도 연루됐는지, 학교 측에서 이 사실을 파악하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수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송은미기자 m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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