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한미정상회담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환대는 극진했다. 양 정상은 이날 확대 정상회담à오찬회담à공동기자회견으로 이어진 꽉 찬 일정을 소화하며 2시간 이상을 함께 보냈다.
박 대통령은 오전 11시10분께 백악관에 도착해 캐프리샤 마샬 미 국무부 의전장의 영접을 받으며 백악관 웨스트윙 1층의 루스벨트룸으로 들어섰다. 루스벨트룸은 26대 시어도어 루스벨트와 32대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을 함께 기리는 곳으로 오바마 대통령의 집무실인 오벌(Oval)오피스로 입장 하기 전의 대기실이다. 미 대통령들이 격식 없는 회의나 토론을 할 때 즐겨 이용하기도 한다.
박 대통령은 이곳에서 방명록에 서명한 뒤 곧장 오벌오피스로 입장해 오바마 대통령의 영접을 받았다. 처음 대면한 양 정상이지만 마치 오랜 지인의 만남처럼 친근함이 넘쳐났다. 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의 공통점을 찾는다면 두 정상 모두에게'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고,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미국 대선에서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 당선된 뒤 지난해 11월 재선에 성공했다. 박 대통령의 선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첫 한미정상회담 상대가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이었고, 오바마 대통령이 '블랙 케네디'로 불린다는 점도 이채롭다.
오바마 대통령은 박 대통령의 방문을 환영했고 박 대통령도 초청에 사의를 표했다. 양 정상은 오벌오피스 안에 있는 벽난로를 배경으로 기념촬영도 했다. 환하게 웃으며 악수를 한 뒤 사진기자들에게 포즈를 취했다. 양 정상은 회담장으로 이동하면서 간간히 대화를 주고 받기도 했다.
오전 11시30분부터 시작된 한미 정상회담은 낮12시에 공식 종료됐다. 이어 장소를 캐닛룸으로 옮겨 12시15분부터 오찬 정상회담이 이어졌다.
오찬 회담이 종료된 시간은 오후 1시. 박 대통령은 우리측 수행원들과 루스벨트룸으로 이동해 기자회견 문구를 협의한 뒤 다시 오벌오피스로 이동해 오바마 대통과 함께 잠시 환담했다. 공동기자회견은 오후 1시30분부터 시작됐다. 박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의 안내를 받아 공동기자회견장인 이스트룸으로 향했다. 당초 공동기자회견은 오벌오피스 앞 로즈가든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이날 워싱턴에 비가 내리면서 실내인 이스트룸으로 변경됐다. 양 정상은 공동기자회견 모두 발언에서 모두 한미 동맹 60주년을 언급하며 탄탄한 양국 안보공조를 재확인했다. 청와대 측은 "이같은 정상회담 코스는 미국 대통령이 상대국 정상에게 할애하는 최고의 의전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양 정상이 함께 하는 시간은 2시간을 넘겼다. 의전을 따지기 보다 실용을 중시하는 오바마 대통령은 대체로 각국 정상과 오찬 없이 1시간 내외로 회담만 갖거나 오찬을 겸한 회담을 하는 방식을 선택해왔다고 한다.
워싱턴=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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