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4대 국영 시중은행인 중국은행(中國銀行)이 북한 조선무역은행과의 거래를 중단한다고 7일 발표했다. 조선무역은행은 북한의 주요 외환은행으로, 미국 재무부는 3월 이 은행을 북한 핵무기 및 미사일 프로그램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는 거점으로 지목하고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중국은행은 이날 성명에서 "북한 조선무역은행에 계좌 폐쇄 및 모든 금융거래 중단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폐쇄된 계좌 수를 비롯해 구체적 조치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중국의 이번 조치는 북한의 미사일 및 핵무기 개발에 맞서 국외 자금경로를 차단해야 한다는 미국 재무부의 제재 요청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달 대북 금융제재를 총괄하는 데이비드 코언 재무부 차관을 중국에 보내 조선무역은행에 대한 제재에 동참할 것을 요청했다.
시진핑(習近平) 정부가 금융제재를 통해 북한 김정은 정권의 잇따른 도발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은 지난달에도 단천산업은행, 조선광선은행, 조선대성은행, 황금의삼각주은행 등 자국에서 영업하는 북한 은행들의 불법 영업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제재 효과가 크지 않은 상징적 조치라는 분석도 나오지만, 중국이 조선무역은행 제재를 다른 국영은행으로 확대 시행할 경우 북한에 적지 않은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선무역은행은 중국의 베이징(北京) 홍콩 마카오, 프랑스, 호주 등에 해외지점을 두고 북한의 대외금융사업 및 외국환 결제를 주도해왔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