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불황이 길어지면서 디지털 프린트 등 복제 작품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는 시도가 잇따르고 있다. 실내장식 등 실용적인 목적의 미술 작품 소비 욕구를 충족시켜 작품 소비를 늘리고 작가의 인지도도 높이겠다는 계산이다.
가나아트갤러리와 소셜커머스 위메프(www.wemakeprice.com)는 7일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갤러리에서 'We Make Fair Art'(공정 미술) 사업 설명회를 열고 국내 신인작가들의 디지털 프린트 작품을 소셜커머스(공동구매)를 통해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나아트갤러리 소속ㆍ추천 작가의 미술 작품을 점 당 199개 한정 수량으로 제작한 뒤 보증서, 작가 친필 서명, 관리 번호를 함께 제공해 소장가치를 높였다. 작품 가격은 3호(27.3×22㎝)에서 6호(40.9×31.8㎝) 크기의 작품이 각각 20만원으로 원작의 5% 수준이다. 김승택, 김준식, 김지평, 구이진, 강세경 등 젊은 작가가 참여해 각각 3~5점의 작품을 내놓았다. 박은상 위메프 대표는 "반응이 좋으면 작품 원작을 소셜커머스로 판매하는 방법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서비스가 인기를 모으면 화랑이 통상 그림 값의 절반을 판매 수수료로 가져가는 미술시장의 유통구조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소셜커머스 회사가 '공정미술' 서비스로 챙기는 판매 수수료는 0원이며, 가나아트갤러리도 판매가의 30~50%로 책정된 수수료를 20% 이하로 낮췄다. 수익금 일부는 젊은 작가 후원금으로 사용한다. 후원할 작가는 평론가, 큐레이터, 작가로 구성된 선정위원회를 통해 뽑고, 가나아트갤러리 입주작가 프로그램에 참여시키거나 프랑스 파리 예술인협동조합 연수를 보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앞서 경매회사인 서울옥션은 지난 1월 신세계와 함께 서울 청담동 SSG 슈퍼마켓에 '프린트 베이커리' 코너를 개설했다. 강영민, 박항률, 하태임 등 인기작가의 작품을 '압축아크릴 프린트' 방식으로 99~175점 복제해 고유번호를 부여한 뒤 9만~18만원에 팔고 있다.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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