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밤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패스트푸드점에서 주문한 음식을 기다리고 있던 찰스 램지는 여성의 비명과 문을 박차는 소리를 들었다. 램지는 그 집 현관으로 달려가 “무슨 일입니까”라고 물었다. 뜻밖의 답변이 돌아왔다. “저는 납치 당했어요, 그리고 이 집에 오랫동안 있었어요. 지금 나가고 싶어요.”
램지는 문을 부수고 여성이 나올 수 있도록 했다. 이 여성은 울면서 뛰쳐나와 이웃집으로 간 뒤 “도와주세요, 어맨다 베리예요. 저는 납치돼 10년 동안 실종상태였어요”라고 경찰에 신고했다.
베리가 갇혀 있던 주택을 급습한 경찰은 다른 실종 여성 2명도 추가로 구출했다. 2003년부터 클리블랜드 한 동네에서 차례로 사라졌던 실종 여성 3명이 10년 만에 극적으로 발견된 것이다. 이들 여성은 비교적 건강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을 감금한 50대 3형제는 경찰에 체포됐다. 10년간 딸들을 찾아 헤맨 부모들은 “어머니의 날(5월 둘째주 일요일)을 앞두고 최고의 선물을 받았다”고 기뻐했다.
현재 27세가 된 베리는 17세 생일을 하루 앞둔 2003년 4월 패스트푸드 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귀가하다 사라졌다. 이듬해 같은 달에는 당시 14세였던 조지나 드지저스(23)가 하굣길에 실종됐다. 미셸 나이트는 2002년 21세의 나이에 사라졌다. 세 사람은 클리블랜드에서 다섯 블록 내 한 동네에서 사라졌다. 이들이 감금돼있던 주택도 실종 지역에서 가까운 곳에 있다.
경찰은 용의자를 조사 중인데 납치 동기가 무엇인지, 10년간 여성들을 어떻게 학대했는지 등은 아직 정확히 밝히지 못했다. 베리는 구출될 당시 여섯 살 난 딸과 함께 있었다. 감금된 주택에서는 용의자 3형제 중 둘째이자 스쿨버스 운전사였던 아리엘 카스트로(52)만 거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카스트로는 드지저스의 가족과도 아는 사이였다.
베리의 탈출을 도왔던 램지는 “카스트로를 날마다 보았고 그와 함께 바비큐도 먹었다”며 끔찍해 했다. 또 다른 이웃 안젤라 가르시아는 “용의자의 집에 들어가 본 적이 없다”며 “항상 남자만 보였고 여자들은 보지 못했으며 의심스러운 점을 전혀 못 느꼈다”고 말했다.
딸을 병원에서 만난 드지저스의 어머니 낸시는 “엄마의 직감으로 딸이 살아 있다고 느꼈다”며 “한번도 포기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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