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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잠수함 투수도 정복… 진화하는 박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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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잠수함 투수도 정복… 진화하는 박병호

입력
2013.05.07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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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물이 올랐다. 이젠 못 치는 공이 없다.

넥센의 4번 타자 박병호(27)가 절정의 타격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박병호는 지난 4일부터 목동에서 열린 KIA와의 3연전에서 3경기 연속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단숨에 홈런 1위(9개)로 올라섰다. 6일 현재 26경기에서 타율 3할1푼1리와 9홈런 29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약점으로 꼽혔던 왼손 투수와 잠수함 투수를 상대로도 고른 활약을 보이고 있어 2년 연속 홈런왕의 꿈을 가시화하고 있다. 좌ㆍ우ㆍ잠수함을 가리지 않고 홈런포를 터트리며 '완성형 타자'로 진화 중이다.

박병호는 지난 시즌 31개의 홈런을 때려냈지만 유독 잠수함 투수에게 약했다. 사이드암을 상대로 타율 1할8푼2리에 홈런은 단 1개도 없었고, 타점도 4개에 그쳤다. 또 오른손 타자임에도 왼손 투수에게 홈런을 5개 밖에 뽑아내지 못하며 약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달라졌다. 시즌 초반이지만 잠수함 투수를 상대로 타율 4할에 2홈런 5타점을 때려내 확실하게 약점을 보완한 상태다. 또한 왼손 투수에게도 타율 3할1푼8리와 3홈런 7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박병호는 지난해까지 사이드암 투수가 던지는, 바깥으로 흘러나가는 변화구에 헛스윙이 많았다. 그러나 올해는 바깥쪽 유인구에 속지 않고 공을 그대로 밀어치는 기술이 절정에 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쏘아 올린 9개의 홈런 중에 6방을 우중월 또는 오른쪽 담장 너머로 쏘아 올렸다. 홈런 비거리 평균 거리가 약 117m가 될 정도로 대형 홈런이었다.

박병호는 7일 "지난 시즌만 해도 유독 언더핸드에 대해 자신감이 없었는데 시즌 초반 안타가 계속 나오다 보니 자신감이 많이 생긴 것 같다"면서 "흘러 나가는 공에 배트가 나가기 보다는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오는 공만 치자고 편하게 마음 먹은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박병호의 타격 자세에 대해 "시즌 초반만 해도 마음이 급하다 보니 테이크백 동작에서 상체가 무너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최근 들어 상체가 완벽히 고정되면서 받쳐 놓고 100% 힘을 실어 때려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박병호는 이닝이 거듭될수록 더욱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해결사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고 있다. 1~3회까지 타율이 2할2푼9리이었다가 4~6회(0.344)를 거쳐 경기 막판 7~9회에는 타율이 무려 3할9푼1리로 껑충 뛰어 오른다.

지난해 타격 3관왕(홈런, 타점, 장타율)에 오르며 최고의 해를 보냈던 박병호는 올 시즌 더욱 만개한 기량으로 팀의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정조준하고 있다.

이재상기자 alexe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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