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달 초부터 동해안에서 발사 대기 상태를 유지하던 중거리 탄도 미사일 '무수단'(사거리 3,000~4,000㎞) 2기를 발사대에서 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3월 미사일, 장거리 포병 부대에 발령한 '1호 전투근무태세'도 최근 해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7일 "북한군 최고사령부가 3월 26일 전략로케트(미사일), 장거리 포병 부대에 내렸던 1호 전투근무태세 돌입 명령을 지난달 말쯤 해제한 것 같다"고 밝혔다. 군 당국자도 "시점이 확실하지는 않지만 최근 북한군의 분위기가 바뀐 것은 명확하다"고 말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정보는 갖고 있는데 지금 그 내용을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밝혔다. 정보 분석을 끝내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북한이 전투 준비 태세 수위를 낮춘 것으로 판단한다는 의미다.
이 소식통은 또 "무수단 미사일 2기가 이동 배치된 (동한만) 지역을 벗어나 다른 곳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1호 전투근무태세 해제에 따른 조치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몇몇 외신들도 북한이 무수단을 이동식 발사대에서 철수시켰다고 보도했다. 미국 CNN은 북한이 무수단을 발사대에서 내려 격납고로 옮겼다고 익명의 미 국방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지난달 10일쯤부터 시험 발사가 임박한 것으로 우려됐던 무수단의 발사 준비 완료 태세가 해제됐다는 뜻이라고 이 방송은 부연했다. 프랑스 AFP 통신도 이날 익명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 무수단이 철수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북한은 지난달 초 무수단 2기를 탑재한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 차량(TEL) 2대를 포함, 노동ㆍ스커드 발사 차량 7대를 강원 원산과 함남에 걸쳐 있는 동한만 일대에 전개했다.
그러나 한미 군 당국은 아직 북한발 한반도 위기 상황이 해소된 것으로 보기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군은 동한만 일대에 배치된 북한의 탄도 미사일을 계속 추적해 왔고, 지금도 추적하고 있다"며 '미사일 완전 철수' 입장 표명을 유보했다. 대니얼 러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도 기자 회견에서 "북한의 도발 사이클에 대한 판단을 내리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북한이 예상했던 도발을 강행하지 않는 것을 좋은 소식으로 받아들이고 축하하기는 이르다"고 평가했다.
군 관계자는 이날 "북한의 중거리 미사일 동향에 변화가 있지만 다른 유형의 도발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격상된 군사대비태세는 계속 유지된다"고 밝혔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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